C쇼크에 中企·자영업 대출늘어 충당금 전입액 최대 300% ↑ 은행별 2~3차례 추가 적립 탓 가계대출 충당금은 예년 수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8%가량 감소했다. 대출자산이 늘어 수익기반이 확대됐지만 충당금 증가분이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하나은행은 대기업에 대한 충당금을 대폭 쌓으며 부실에 대비했다. 이들 은행의 부실자산 비율이나 연체율 등은 모두 개선됐음에도 충당금을 대거 적립해 순익이 왜곡됐다고 할 수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7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790억원 감소했다. 비율로는 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4대 은행의 대출 총자산이 8.8%~10.6%가량 골고루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익 감소는 이례적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총자산이 늘면서 은행 순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시중은행 합산 순익은 2015년 4조원에서 2018년 8조6500억원까지 늘었다. 2019년에도 8조4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렸다.
자산 증가에도 수익이 줄어든 이유는 대손충당금이 대폭 늘어난 요인이 가장 컸다. 4대 은행이 지난해 적립한 충당금은 2조1831억원으로 2019년 6903억원보다 216% 급증했다. 국민·우리·하나은행 등은 전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두 배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은행별로 2~3차례씩 추가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으로만 2100억원을 쌓았다. 2019년에는 없던 비용이다. 신한은행은 2,3,4분기 세 차례에 걸쳐 총 2860억원을 코로나 충당금 명목으로 적립했다.
4대 은행 모두 기업대출에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국민은행은 2019년 기업 부문에 쌓은 충당금보다 환입액이 많아 1300억원대의 이익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올해는 1300억원을 새롭게 적립했다. 신한은행도 기업 대출 충당금이 2019년 670억원에서 지난해 3820억원으로 뛰었다. 하나은행은 같은기간 333억원에서 3372억원으로 10배가량 뛰었다. 우리은행도 기업대출 충당금이 가계보다 많았다.
이에 비해 가계대출 충당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600억원, 국민은행은 100억원가량 늘었다. 신한은행은 되레 소폭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계에 비해 기업이 손실률이 크게 때문에 충당금 적립액과 환입액 모두 규모가 크게 나타난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 대출 등에 영향을 받으며 충당금 규모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