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퇴임한 해리 해리스(사진) 전 주한 미국대사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일본계 혈통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 내에서 공격을 받은 고충을 털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는 6일자(현지시각)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일본인이고 태어난 곳이 일본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 언론이나 정치계의 표적이 됐던 일을 회고했습니다. 그는 "한일 간 역사적 긴장 관계로 인해 개인적으로 이렇게 시달릴줄은 몰랐다"면서 "인종을 문제로 삼는 몇몇 사람들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사로 부임하자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을 연상시킨다고 지적받은 것을 언급한 것입니다. 게다가 해리스 전 대사는 2019년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함으로써 한국인들에게 '억압적 인상'을 심어준 적도 있었지요.
이와함께 해리스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북정상회담이 세 차례 진행됐던 일을 두고 "나는 어렸을 때 공상과학소설을 읽곤 했었다"면서 "(그처럼) 당시 그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고 소회했습니다. 특히 2019년 6월 주요 20개국(G20) 일본 오사카 정상회의 직후 비무장지대(DMZ) 남측에서 갑작스럽게 성사된 정상회담에 대해선 "당시 회담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당국자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일어난 미국의사당 폭동 사태에 관련해선 "자유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이었고 분명히 끔찍했다"면서 "일부 국가(중국)는 워싱턴에서 일어난 이 사태에 행복해 할 것"이라고 말해 대중 강경파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이 더 강한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 요코스카 미군기지에서 해군 중사로 복무했던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56년 태어났습니다. 부친은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지요. 어렸을 때 미국 테네시 주로 건너가 그 곳에서 자랐습니다. 1978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해군 조종사를 거쳐 미 해군 역사상 최초로 제독으로 진급한 아시아계(일본) 미국인이 됐습니다. 이후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을 거쳐 2015년 주한미군사령부를 휘하에 둔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까지 올라갔었죠. 하지만 일본인으로 취급되는 것을 경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자동차를 타는 것을 꺼려하면서 "나는 미국인이다"고 자주 강조했다고 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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