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임차인 계약 갱신 신경전
임대료 증액 문제로도 큰 갈등
'실거주 못 믿겠다' 이사 거부도
일부 세입자, 거액 보상요구까지

시민들이 서울 남산에서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서울 남산에서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를 전세로 내준 집주인 A씨는 작년 7월 말 임대차법 시행과 동시에 말을 바꾼 세입자 B씨 때문에 수개월째 밤잠을 못 이룬다. A씨는 임대차법 시행 전 세입자에게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했는데 새 임대차법을 시행하자 세입자의 요구대로 계약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기존에 A씨와의 약속이었던 임대료 5% 증액과 관련해서도 올려주지 못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씨는 세입자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내 기존에 약속했던 임대료 5% 증액을 지키지 않으면 집을 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세입자는 입을 굳게 닫았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강서구 고덕동 소재 소형 아파트 임대인 C씨는 실거주 목적으로 입주하기 위해 세입자 D씨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D씨는 C씨가 진짜 실거주하는 건지 의심된다면서 집을 비워주지 않고 있다. C씨는 D씨가 연락도 받지 않고 막무가내로 나오자 우선 내용증명서를 보냈고 명도소송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가 작년 7월 말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며 임대차법을 시행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명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종합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같은해 12월 31일까지 집주인들의 명도소송 상담건수는 344건에 달했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집주인들의 명도소송 상담건수인 284건과 비교하면 60건(21%) 증가한 수치다. 최근 5개월간 접수된 명도소송 상담건수 344건 중 임대차법 관련 분쟁상담은 58건으로 17%를 차지했다.

전세 낀 집의 매매 계약이 이뤄질 때 매수자가 실거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매수자가 입주할 수 있다. 그러나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기로 했는지를 두고 세입자와 매수자, 부동산공인중개사 간 말이 달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월한 입지를 차지한 세입자가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계약 파기로 위약금을 물게 되는 상황에 몰린 집주인이나 갈 곳이 없어지게 된 매수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세입자에게 수천만원대의 보상금을 주는 사례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지금 임대차법은 갱신요구거절권을 둬 집주인을 고려한다고는 하나 세입자 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집주인이 자구책으로 임대료를 처음부터 올리다보니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계약갱신 기간이 끝나는 2년 뒤 세입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개정에 있어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세입자뿐만 아니라 집주인도 함께 좋을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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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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