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사업 철수 및 이전을 고려하는 원인과 이전 대상 지역을 설문한 결과. <자료:산업연구원>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절반은 경영실적이 하락하고, 10곳 중 4곳은 가동률이 60% 이하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상승과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향후 사업 전망도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동남아 등 중국 밖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 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함께 작년 9~11월 총 4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매출이 2019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54.6%였으며,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34.4%에 이르렀다. 2020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 것이란 응답도 52.5%(크게 감소 33.5%, 감소 19.0%)였다.
기업 가동률을 살펴보면 80% 이상인 경우는 25.6%에 그쳤다. 가동률 60∼80%는 31.9%, 가동률 40∼60%는 28.5%였다. 기업 10곳 중 4곳의 가동률이 60% 아래에 머문 셈이다.
향후 2~3년 중국 내 사업 전망에 대해선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23.1%로 낮은 편이었고, 현상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55.6%로 가장 높았다. 21.3%는 축소 또는 철수·이전하겠다고 답했다.
중국 진출 기업의 경영 어려움이 커진 이유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있지만, 현지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 중국의 이점 자체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를 이뤘다. 기업은 매출 감소 원인으로 현지 수요 부진, 현지 경쟁 심화, 코로나19, 수출수요 부진 등을 꼽았다. 경영 상 어려움으로는 현지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 외에 인력난이 지적됐다.
기업들은 대부분(58.6%) 향후 중국의 대내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규제, 생산비 상승, 수요시장 변화, 불공정 경쟁 순으로 우려가 컸다. 사업 철수·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 중 70%는 이전 대상 지역으로 동남아를 고려하고 있었다.
대기업은 이미 중국의 생산라인을 줄이고 동남아로 진출하는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9년 베이징1공장과 옌청1공장 문을 닫고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공장을 짓는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베트남 하노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탈중국'도 규모가 작은 소기업에는 힘든 선택지다. 중국에서 수출품 포장재를 생산하는 한 기업은 "미·중갈등 이후 물량감소를 겪으면서 동남아로의 이전을 고려하고 있지만, 높은 이전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전비용이 부담돼 경영환경 악화에도 중국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