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치료제 '국산 1호' 조건부 승인 신약개발 불모지에서 나온 큰 성과 연구개발 속도전-정부 '신속심사' 성과 "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 셀트리온 제공
연구개발에 착수한지 1년 만에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보건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는 세 번째,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두 번째가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에 대해 임상 3상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했다. 의학계에서는 약물 재창출(다른 질환 치료에 쓰이던 약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아닌 독자적인 신약 개발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산 32호 신약'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약개발 불모지에서 거둔 성과...1년동안 신약개발 '속도전'= 의료계는 셀트리온 렉키로나주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속도전'을 통해 개발한 신약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신약개발 인프라와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가치가 더 크다.
렉키로나주는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동물실험, 임상 1·2상 완료, 안전성·효과성 입증까지 확인하는데 채 1년도 안 걸렸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사실상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며 속도전으로 나선 결과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2월 27일 회복환자 혈액샘플 채취를 시작했다. 이어 4월에는 바이러스 감염성을 낮추는 '중화 능력'이 높은 최종 항체 후보군을 확정한 후 세포주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개발한 세포주로 동물 대상 효능 및 독성시험을 마치고 7월 부터는 본격적으로 건강한 사람 32명, 경증 코로나19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했다. 9월에는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렉키로나주를 투여하는 임상 2·3상을 동시에 승인받았다. 이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해 11월 25일 투약을 마쳤다.
◇정부도 '신속심사' 전환...신청접수 38일만에 승인 = 정부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 기업을 신속심사로 지원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경우, 이를 최대한 단축해 40일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통상 의약품 허가에는 약 6개월이 소요되는데, 국산 치료제 개발, 백신-치료제 방역을 위해 심사 일정을 단축시킨 것이다. 정부의 신속심사 전환에 따라, 렉키로나주는 지난해 12월 29일 허가 신청을 낸 지 38일 만에 최종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정부는 허가 절차에 속도를 더하는 동시에, 삼중 자문회의라는 장치를 둬 면밀한 안전성·효과성 검증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러나 셀트리온 치료제가 '국산 1호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고비도 있었다. 임상 2상 결과 발표 이후,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바이러스 음전 시간)에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또 렉키로나주가 만든 중화항체가 변이 바이러스와는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를 도울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허가심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가 충실히 제출됐고 안전성과 효과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 10개국에서 임상 3상..."전 임직원이 1년간 한뜻 '결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172명을 대상으로 렉키로나주의 임상 3상에 착수해 렉키로나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전 임직원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사명을 갖고 지난 1년간 한 마음 한 뜻으로 기울인 노력이 이번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으로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며 "전국에 렉키로나주를 가능한 빨리 공급해 우리나라 국민의 코로나19 치료기간을 대폭 앞당기고,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중증환자 발생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이른 시일 내에 임상결과와 관련한 상세내용, 해외 허가 상황 및 국내외 공급 계획 등에 대해 별도로 설명할 계획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