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가의 점포에 불이 꺼진 채 휴업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가의 점포에 불이 꺼진 채 휴업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총지출을 40조원 이상 늘렸다. 한해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다. 다만 이 같은 지출 규모는 한국이 속한 G20 경제선진국 중 10위 수준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그만큼 세계적인 양적완화 추세가 거셌다는 뜻이다.

◇月 '3~4조원씩' 총지출 증가=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차 추경을 포함한 정부 총지출은 554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본예산 때 계획했던 지출(512조3000억원) 규모보다 42조4000억원 더 증가한 규모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매달 3조5000억원 안팎에서 정부의 씀씀이가 더 늘어났던 셈이다.

이처럼 정부 지출이 폭증하게 된 원인은 코로나19다. 정부는 1961년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네 차례에 걸친 추경을 편성했는데, 대부분의 예산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계층에 대한 지원으로 활용됐다. 특히 대출 확대 등 간접지원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지급한 보편적 성격의 재난지원금 등 직접지원도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은 주로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회복을 돕기 위한 간접지원 위주였다. 이를테면 소상공인 지원의 경우 저금리 대출 규모를 종전 1조2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거나, 경영안정자금 융자 규모를 200억원에서 1조4000억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그러나 2차 추경부터는 국민 개개인에게 현금을 쥐여주는 정책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씩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정부는 총 14조3000억원의 예산을 썼는데, 같이 진행한 지원금 기부로 2800억원 정도가 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예산이 직접지원 성격을 띤다는 관측이다. 이후로도 정부는 4차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에게 선별적 지원금을 나눠줬다.

출처=나라살림연구소
출처=나라살림연구소
◇"코로나 대응 GDP 대비 13.6% 지출"= 그러나 코로나19에 대응한 한국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출 규모는 G20 국가 중 10위에 그친다. 재난지원금 같은 직접지원의 경우도 G20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나라살림연구소가 IMF의 'COVID-19 대유행 국가 재정 조치의 재정 모니터 데이터베이스'(지난해 12월 말 기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G20에 속하는 경제선진국(Advanced economies) 10개국 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44.0%)이다. 뒤이어 이탈리아(42.3%), 독일(38.9%), 영국(32.4%), 프랑스(23.5%), 미국(19.2%), 캐나다(18.7%), 스페인(18.6%), 호주(18.0%) 순으로, 한국(13.6%)은 꼴찌였다. 절대적인 지출 규모는 미국이 4조130억달러(약 4490조원)로 압도적 1위였고, 일본(2조2100억달러), 독일(1조4720억달러) 등도 1조 달러 이상이었다. 반면 한국은 2220억달러에 그쳤다.

더구나 재난지원금 등 직접지원 형태의 지출에서도 한국(3.4%)은 G20 평균(11.3%)보다 비율이 적은 편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국 가운데 지출 규모가 적었던 만큼 직접지원 등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다연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여파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재정지원 조치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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