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여성 구매 비중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동차업계도 공간 활용성을 강조한 차박(차+숙박) 중심에서 2030세대 수요를 노린 '힙'(멋지다의 신조어) 마케팅으로 변신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선보인 소형 SUV 티록 모델로 래퍼 비와이와 걸그룹 레드벨벳의 슬기를 발탁하고 비와이가 직접 작사·작곡한 뮤직비디오 '본 컨피던트'를 선보였다.
사측은 "트렌디하고, 자신있고, 당당하고, 세련된 밀레니얼(2030세대)들에게 내 안의 자신감을 찾자는 메시지를 담아냈다"고 "비와이, 슬기와 티록의 매력을 많은 밀레니얼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GM은 대표 소형 SUV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미드나잇 RS 모델로 래퍼 박재범을 발탁했다. 한국GM은 카카오M과 손잡고 박재범이 속한 '하이어 뮤직'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과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는 소형 SUV 인기가 높아지고 캠핑 수요가 늘면서 '공간 대비 활용성'을 강조한 차박 마케팅이 대세를 이뤘다. 쌍용차의 경우 전시장에 '티볼리 에어'를 캠핑 콘셉트로 배치하며 차량 구매시 캠핑용품을 옵션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XM3와 QM6 전용 캠핑용품을 구비해 놨으며 특히 QM6는 '도심형 SUV' 이미지 전환을 위해 부분변경 모델 출시 행사에서 캠핑 콘셉트로 현장을 꾸몄다.
하지만 소형 SUV의 경우 여성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를 타겟층으로 한 마케팅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한국GM에 따르면 대표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는 20~30대 여성 고객 비중이 전 연령층의 53%를 차지했다. 성별로만 따지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여성 비중이 32.3%, 이보다 한체급 낮은 트랙스는 42.6%여서 다른 차종에 비해 여성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프로드 SUV 지향하는 지프도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의 경우 작년 여성 고객 비중이 45.9%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의 여성 비중은 19.7%로 두 배 이상 차가 났다.
다만 일부에서는 차박 마케팅 축소는 계절적 요인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면서 다시 대세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SUV의 경우 동급이라도 차종이 지향하는 점이 조금씩 달라 공략층도 다른 면이 있다"며 "최근 날씨가 추워진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캠핑장 영업에 제한이 걸리면서 차박 마케팅이 위축된 분위기지만 날씨가 풀리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래퍼 박재범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GM 제공>
레드벨벳 슬기(왼쪽)와 래퍼 비와이가 폭스바겐 티록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폭스바겐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