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 목숨 명, 갈 지, 새 조. '공명조'(共命鳥)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여러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다. '운명공동체'인 셈이다. 하지만 공명조의 두 머리는 서로 다투는 게 일과다. 하나가 없어지면 모두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미워하면서 싸움을 일삼는다. 결국 비극이 발생했다. 오른쪽 머리는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왼쪽 머리가 이를 질투했다. 어느날 왼쪽 머리는 독이 든 열매를 오른쪽 머리에 몰래 먹인다. 오른쪽 머리가 죽자 왼쪽 머리는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독이 온 몸에 퍼지면서 결국 둘 다 죽게된다.

서양에도 비슷한 상징물이 있다. 단체의 신곡 지옥편에 등장하는 괴물 '케르베로소'다. 이 '지옥의 문지기'는 하나의 몸에 세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 세 머리는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를 물고 뜯으며 살아간다.'공명지조'와 반대의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로는 '천학지어'(泉?之漁)가 있다. 물이 다 말라버린 연못에서 거품을 내어 서로를 적시는 물고기를 말한다.

관용과 포용과 배려가 사라지고 분열과 갈등만 남아있는 듯한 정치권의 여야 행태가 이런 공명조와 비슷한 듯 하다. 차기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런 행태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무리한 논리가 횡행하고 상대를 자극하는 막말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여야 두 편으로 딱 갈려 사사건건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돌린다. 여기에는 '내 탓'은 없고 오직 '네 탓'만 있을 뿐이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을 떠올리게 만든다.

상대방이 없어지면 자기는 잘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살아남을 수 없다. 정치권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결국 공명조처럼 공멸하는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런데 피해는 여야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간다. 국민들이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다. 양쪽이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물고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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