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피터 자이한 지음/홍지수 옮김/김앤김북스 펴냄

지리학, 인구통계학, 경제학, 에너지, 정치학, 기술과 안보 분야의 지식 및 정보를 통합해 글로벌 정세를 판단하는 지정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열쇠다. 세계적 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이 새로운 책으로 한국독자를 다시 찾았다.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원제 Disunited Nations)은 2차 대전 후 75년간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가 붕괴되고 2030년대가 되면 세계는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세계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 동맹체제에 기반한 안보, 그 동맹체제를 뒷받침하는 미국의 시장개방, 그리고 안전한 해상운송과 안정적 에너지 유통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일단은 자이한이 이전 두 권의 책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 이미 다룬 적 있다. 신간은 자국 내에서 에너지와 식량을 충족한 미국이 세계질서 구축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세계질서를 허물게 되는 상황을 분석한다. 어떤 국가는 부상할 것이며 어떤 국가는 몰락할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자이한의 분석은 중국의 추락이다. 중국의 성공은 미국이 제공한 세계질서의 기반 위에서 이룩된 것인데, 그 질서가 무너지면 중국도 무너진다는 설명이다. 사실 중국이 무지막지한 지리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분열되지 않고 통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만든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의 시장 덕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운명에 처할 것인가. 더 큰 안보적 경제적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다. 단지 산업구조만 뜯어고치는 데 그쳐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제한된 내수 규모, 정치적 불안,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속 고령화의 인구구조 등으로 인해 한국이 직면한 난관은 여간 험난한 게 아니다. 자이한은 미군이 언젠가 떠남으로써 사라지거나 약화될 한미동맹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들 것을 조언한다. 그 외의 길은 없다. 있다면, 한국이 스스로 강대국이 되는 길인데,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 일본을 능가하긴 힘들 것이란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자이한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난 60년간 이룩해낸 경제적 분투를 계속 이어가면서 한국인만의 근성을 발휘하면 살아남아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위안을 빼놓지 않는다. "한국인들에게는 난관을 극복할 근성이 있다. 한국의 존재 자체가 경제이론과 지정학을 모두 거스른다. 앞으로 닥칠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한국이 이 독특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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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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