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맞춤형 선별지원과 보편적 전 국민 지원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 추가경정예산안을 검토하자고 재차 요청했으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상 보편적 전 국민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차 지원금 당시 선별지원이냐 보편지원이냐를 두고 대립했던 당정이 또 한 번 의견충돌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지원금을 준비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제안한다"면서 "당정협의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난해 우리는 한 해 4차례 추경을 편성하고 집행했다. 지금도 3차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으나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확인하고 있다"면서 "재정의 역할을 더 확대할 때가 됐다.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가 선별지원과 보편지원을 모두 추경에서 검토하자고 한 것에 홍 부총리가 반대 의견을 표명하자 다시 한 번 정부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는 홍 부총리가 이 대표의 연설 직후 보편적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분개했다. 일각에서는 사퇴까지 거론할 정도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다수의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극심한 고통을 정부 재정을 통해서 덜어드려야 한다는 이 대표의 연설과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추경에 필요한 재원확보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기재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경 편성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 것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특히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정무직 공직자(홍 부총리)가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이니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국민 고통을 정부재정을 통해 덜어내도록 관철하는 것이 본질이라는 제안이 다수 참석자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달했다.
여당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으나 홍 부총리는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고수했다.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4차 지원금과 추경과 관련해 이 대표가 말씀을 했는데 정부와의 이견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확정된 걸로 전달이 될까봐 재정당국의 입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앞서 '지지지지(知止止止)'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해 여당의 압박에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지지지는 도덕경에 나오는 표현으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다.김미경기자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