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품 수입규제 총 228건 철강·금속 등 전통제조업 대부분 경쟁력 갖춘 제품 집중 육성해야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한국 기업들은 올해도 주요국의 수입장벽과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유행병처럼 번지는 자국 우선주의를 극복하지 않는 한 수출 회복을 기대하는 장밋빛 전망은 말 그대로 '기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기준으로 한국 제품을 상대로 한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조사 중 포함)는 총 228건으로 3개월 전(작년 10월 14일, 228건)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년 동안 한국 제품을 상대로 한 글로벌 수입규제는 총 38건이 늘었다. 최근 6년 간의 추이를 보면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44건)과 미·중 무역전쟁이 1차 합의에 이르렀던 2019년(41건)과 비슷한 숫자다.
문제는 쌓이기만 하고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년 전(전체 211건)과 비교해 실제 규제를 시작한 건은 170건에서 180건으로 10건 늘었고, 조사 중인 건수 역시 41건에서 48건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47건)이 1년 전보다 7건, 인도(34건)와 터키(16건)가 2건씩 각각 늘었고, 중국(17건)과 캐나다(13건)는 같았다. 대신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수출규제가 늘면서 미국을 필두로 한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무역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범용·대량생산 제조업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반도체와 배터리 등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가진 차별화 제품을 집중해서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품목별 수입규제 건수를 살펴보면 여전히 철강·금속과 화학, 플라스틱·고무 등 전통 제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세 품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이른다.
이는 수출금액에도 반영되고 있다. 1월 기준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수출이 소폭 오르긴 했지만 원재료값 상승과 일시적인 수요 회복의 영향이 크고, 전반적으로는 최근 몇년 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반도체와 전기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 세계 시장에서 비교우위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은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세계 수출시장에서 주요국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도 제품 경쟁력 제고와 수출 차별화 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