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 임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사법행정권 등을 남용해 사법농단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한 뒤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으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투표로 표결을 하도록 돼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가 된 만큼 오는 4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한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에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여야 의원 161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이미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과반의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4일 본회의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면 헌정 사상 첫 번째로 국회를 통과한 법관 탄핵안이 된다. 최종 결론을 헌법재판소에서 가리게 된다. 그러나 임 부장판사가 2월 중 퇴임을 하기 때문에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 의원은 이날 같은 당 소속인 이소영·박주민·전용기 의원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소추안 발의와 헌재의 결과를 예측하는 문제는 별개"라면서 "법률적으로 보면 2월 내에 (헌재에서)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사법부 길들이기 비판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박주민 의원은 "법관 탄핵소추를 추진해야 한다는 논의를 여러 차례 했고,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당론이기도 했다"면서 "확인 결과 임 부장판사가 곧 퇴임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서두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관탄핵 반대 논리를 다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판사 탄핵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사법부를 협박하고 길들이기 위해서 탄핵 제도를 오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판사 출신인 민주당 초선 의원은 탄핵 후에는 판사 판결이 신중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집권당의 눈치를 보고 (판결)하라는 경고로 비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임 부장판사 탄핵에 맞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기로 한 방안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맞불대응이란 성격의 오해를 피해야 해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임성근 판사 탄핵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민주당 이소영·이탄희·박주민·전용기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과 관련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