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치성능 미비 최소 4년 지연 불확실성 높아 기간 특정못해 사실상 완공 언제될지 몰라 장치 구축비 1440억 더 들듯 국가 거대과학 프로젝트로 10년 동안 추진중인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이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고에너지구간 가속장치 성능 미비로 시제품 제작이 지연되면서 사업 일정이 최소 4년 이상 늦춰질 전망이다. 특히 고에너지 가속장치를 저에너지 가속장치와 병행 추진할 경우,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져 사업 기간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2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 추진방향 토론회'에서 조무현 총괄점검단위원장(포항공대 명예교수)는 "기술적 이슈와 해외 자문 결과 등을 토대로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을 올 12월까지 달성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종전에 두 차례 사업기간을 연장한데 이어 이번까지 포함하면 세 차례 사업을 늦추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2019년 사업기본계획에서 정한 일정을 기준으로 장치 성능 확보와 제작현황 등 전반적인 사업일정을 검토한 결과, 사업 기간 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장치구축 일정과 사업 추진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업 추진에 가장 큰 난관으로 지목돼 온 고에너지 가속장치는 구축 시점을 정확히 예단하기 어려울 만큼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그는 "고에너지 가속장치 중 초전도가속관(SSR1·SSR2)은 성능 미확보 상태로, 시제품 성능확보 시기가 매우 불투명하다"면서 "고에너지 가속장치의 성능 확보와 제작·설치 일정 등 사업기간 예측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에너지 가속장치 구축도 애초보다 상당 기간 늦어지고 있다. 조 위원장은 "저에너지 가속장치(QWR·HWR)는 성능 확보가 늦어져 당초 계획에 비해 제작은 8∼10개월, 설치는 3∼5개월 가량 지연됐다"며 "오는 9월까지 완료 계획이지만, 여전히 제작공급 물량과 성능시험 등 리스크를 안고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엄격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사업 연장이 현실화하면서, 사업 예산도 1400억원 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중이온가속기 중 핵심 장치인 사이클로트론 제작 업체 변경과 SRF 시험시설의 성능확보 지연, 세부장치 구축 수요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장치구축 예산(5228억원)보다 1444억원이 추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위원장은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단계 전환' 또는 '사업기간 연장 및 총사업비 증액' 등 두 가지 안을 제안했다. 단계 전환은 올해 안으로 기술을 확보한 저에너지 가속구간을 우선 구축해 운전과 빔 인출 등에 집중한 후, 고에너지 가속장치는 선행 R&D를 수행한 다음 제작·구축하는 방안이다.
사업기간 연장은 사업 기간을 2021년보다 4년 연장한 2025년까지 저에너지와 고에너지 가속구간을 구축하고, 이에 따른 사업비 1444억원을 증액하는 방안이다.
조 위원장은 "저에너지 가속장치는 연내 구축 완료를 목표로 기술인력과 시험설비 등 모든 자원을 최우선 배치하고, 고에너지 가속장치의 기술 확보를 위해 선행 R&D를 통해 제작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가속관과 가속모듈 성능 미확보를 대비해 저에너지 가속구간 타입의 가속관 설계를 병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사업추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올해 안으로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 기본계획 변경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당초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대전 신동지구에 1조5183억원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 구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2가지 희귀동위원 생성방식(ISOL, IF)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유일의 중이온가속기로, 다른 가속기와 달리 초전도 가속기술을 활용해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해 다양한 기초과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