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가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고, 차량용 반도체는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제품 중 하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공개한 2021년판 'The McClean Report' 보고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차량용 아날로그·특수목적 반도체, 임베디드 MPU(내장형 초소형 연산장치) 등 5개 제품이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12%)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D램의 경우 주기적인 등락을 반복하는데 2019년과 지난해까지 시장 조정기를 거친 만큼 올해 본격적인 반등세를 탈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은 18%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노트북과 태블릿, 서버 등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24%)에 이어 올해 역시 17%의 매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용 아날로그·특수목적 로직 반도체(16%)의 경우 지난해 부진했던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 초부터 공급부족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인사이츠 측은 "추가 전자 시스템과 온보드 연결, 자율주행 발전, 그리고 전기차 판매 확대는 올해 출시하는 신차 당 탑재되는 반도체의 평균 비용을 550달러 이상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MPU의 경우 스마트폰 성장이 둔화한 대신 자율주행차, 자율비행 드론, 사물인터넷(IoT) 애플리케이션 수요의 증가로 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기회이자 숙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램 시장의 경우 본격적인 EUV(극자외선) 공정 양산 돌입으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품질·원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128단 이상 공정 경쟁력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매출 점유율 기준 2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국내 업체의 활약이 미미하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 등이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와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 선도기업에 의해 기술 장벽이 높아지기 이전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