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미 있는 M&A 적극 추진
현대차그룹, 로봇·물류서비스 시장 진출
SK그룹, 바이오·친환경 소재로 전환
LG그룹, 자동차 전장사업 집중 육성
한화, 모빌리티 플랫폼 진출 모색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2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1조2674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3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역대급 실적 부진에도 급부상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상황은 다르지만 업종을 초월해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우'가 아니라 '서든 데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처럼 주요 대기업들은 이제 확장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시장 진출 역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정 회장이 사재 2400억원까지 출연하며 작년 말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96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달 25일 첫 결실인 고객 응대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 뿐 아니라 오는 2040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내연기관차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대신 친환경·자율주행차와 개인항공기, 로봇, 물류서비스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으로 주력 사업을 바꿔간다는 계획이다.

정유화학과 통신이 주력이었던 SK그룹 역시 친환경 에너지와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빅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주력 사업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코로나19 백신 원액 제조에 대한 위탁생산을 진행 중이고, SK그룹 내 8개 주력 계열사들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하겠다는 'RE100' 가입 신청을 했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이 AI 반도체를 만들고 석유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 등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삼성의 경우 일찌감치 'AI, 5G, 바이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장' 등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고 이 부회장 주도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지난달 구속 수감되면서 삼성은 미래 시장을 개척할 선장을 잃었다.

그렇지만 삼성은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만한 인수·합병(M&A) 성과가 없었던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3년 전까지)의미 있는 M&A 실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공개 언급한 것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철학을 앞세워 사업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를 정리하는 대신 LG에너지솔루션 분사 등으로 배터리를 비롯한 자동차 전장사업을 집중 육성 중이며, 로봇과 AI 등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를 포함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올 초 첫 가치창조회의(VCM)에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성장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력한 혁신 실행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포스코는 배터리용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집중 육성 중이며, GS그룹도 올 초 CES(소비자가전쇼)에 참가해 미래형 주유소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동시에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의 고압탱크 스타트업 '시마론'을 인수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만큼 주력 사업은 물론 돈 버는 방식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김위수기자 comja77@dt.co.kr

한화시스템 UAM 기체 버터플라이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UAM 기체 버터플라이 이미지. <한화시스템 제공>
현대차 송파대로지점 내 투입된 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달이'(DAL-e).<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송파대로지점 내 투입된 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달이'(DAL-e).<현대자동차 제공>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유럽 제1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유럽 제1 전기차 배터리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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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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