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기아가 싱가포르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기반 구축에 나서면서 사명 변경 후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싱가포르를 미래 모빌리티의 전진기지로 삼은 상태로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PBV-허브' 솔루션 기반을 구축해나간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번 콜드체인(냉장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PBV 실증사업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차량 개발과 CaaS(서비스형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충전 생태계 조성, 전기차 플릿 관리 시스템 및 서비스 구축 등 PBV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협업은 정의선 회장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전날인 작년 10월13일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이하 HMGICS) 착공식을 가졌다. 이후 한달 후엔 현지 최대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SP그룹과 전동화 생태계 구축 및 배터리 활용 신사업 발굴을 위한 사업협약을 맺으며 싱가포르를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 확고히 했다.
정 회장은 지난 24~27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HMGICS 건립 현장을 둘러보는 한편 리셴룽 총리 등과 만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비전 등을 공유하고 싱가포르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MGICS는 오는 2022년말 완공 예정으로 개방형 혁신기지 연구소로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패널 등이 조성되며, 수소연료전지 등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도 추진한다. HMGICS는 물류 자동화 비율이 70% 수준으로 구축될 예정이며, 이와 관련 현대위아가 로봇과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하는 'RnA 스마트 제조·물류 통합 솔루션'를 첫 적용할 예정이다.
HMGICS에는 특히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번 PBV 실증 사업으로 인해 현대차가 작년 '2020 CES'에서 제시한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UAM-PBV-허브' 기반도 본격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이번 실증사업을 위해 HMGICS, SP그룹, 현지 기아 대리점 사이클 앤 캐리지(Cycle & Carriage)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아는 싱가포르가 도심 면적 및 교통 환경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용 PBV 사업 운영과 검증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실증사업 운영 도시로 선정했다. 싱가포르는 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운행 폐지를 선언하고 올해 1월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친환경차 우호 정책을 펼치고 있어 PBV 사업 발판을 마련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기아는 이번 실증사업을 주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플랜S'의 핵심 중 하나인 PBV 사업 발판을 마련하고, 새로운 사명과 함께 발표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위한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을 다각화해 나간다는 목표"라며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들과 협업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