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앱 매수제한 시장 영향
개인 투자자 銀시장으로 옮겨가
은값은 29달러로 8년새 '최고가'
헤지펀드, 주가급락에 손실 만회

미국의 증권시장을 뒤흔든 비디오게임 유통체인인 게임스톱의 주가가 1일(현지시간) 곤두박질쳤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1월 한 달 동안 1600% 이상 폭등했던 게임스톱의 상승세가 제동이 걸린 것이다. 소셜미디어 레딧에 모인 개인투자자들이 원자재 은으로 옮겨간 여파로 보인다.

이날 게임스톱은 뉴욕증시에서 전장보다 30.8% 떨어진 225.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직전 선물시장에서 게임스톱은 최대 18% 뛰어 384.8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17달러이던 주가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전세계 6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게임스톱은 대표적인 비 언택트 기업으로 부진한 실적에 시달리자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공매도를 벌였다. 레딧에 모인 젊은 투자자들은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무료함에 공매도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일제히 상승해 게임스톱 주가와 전체 주가지수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며칠째 반복됐다.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229.29포인트(0.76%) 오른 3만211.91에, S&P500 지수는 59.62포인트(1.61%) 오른 3773.86에, 나스닥 지수는 332.70포인트(2.55%) 오른 1만3403.3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개미들이 애용하는 로빈후드를 비롯한 몇몇 증권거래 앱이 여전히 이용자들의 게임스톱 매수를 상당 부분 제한한 조치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는 이날 거래 제한 주식을 종전 50개에서 8개로 줄였지만 게임스톱 주식의 경우 여전히 1인당 4주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미 4주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로빈후드가 거대 자본의 압력을 받고 개인투자자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측은 게임스톱 주가 급변동으로 당국의 증거금 요구 액수가 급증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거래를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로빈후드가 시타델 캐피털과 같은 거대 자본의 압력 때문에 '개미들의 손발을 묶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폭등해 135억달러(약 15조1000억원)의 천문학적 손실을 냈다.

주가 하락을 바라는 헤지펀드들은 이날 게임스톱 주가 급락에 따라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추산됐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게임스톱 공매도 투자자는 이날 시가평가(mark-to-market)로 27억1000달러(약 3조191억원)의 이익을 거뒀고 연중 손실액은 126억달러(약 14조893억원)로 약 7억8000만달러(약 8723억원) 감소했다. 게임스톱 공매도 잔량은 현재 약 2713만주로 일주일 새 3500만주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은값은 8년래 가장 높은 가격을 찍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은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2.50달러) 급등한 29.4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주요 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하루 7.5% 급등했다.

한편 할리우드는 이 같은 게임스톱 공매도전 열풍을 재빨리 영화화하는 움직임에 착수했다.

할리우드 제작사 MGM과 넷플릭스가 게임스톱 사태를 영화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이날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이 보도했다.

MGM은 게임스톱 사태와 관련한 신간을 구상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 벤 메즈리치로부터 이 책의 영화 판권을 미리 획득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눈덮인 뉴욕증권거래소[로이터=연합뉴스]
눈덮인 뉴욕증권거래소[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전시된 실버바[A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전시된 실버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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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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