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 과거·현재·미래 집대성 유물 찾고자 재미한인 후손 설득 내년 항공100주년 이벤트 계획" "국립항공박물관을 다녀간 어린 학생들이 우리 항공 역사에 자부심을 느끼고 꿈을 키워나가도록 돕고 싶습니다."
국립항공박물관 초대 수장을 맡은 최정호 관장은 지난달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항공 유물을 찾고자 실무진들이 미국을 오가며 준비했던 과정들을 소개하며 박물관의 청사진을 이같이 밝혔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바로 옆에 자리한 국립항공박물관은 지난해 7월 개관했다. 박물관 1층은 세계 항공 역사와 근대 한국 항공 역사, 2층과 3층은 각각 현재의 항공산업 전반과 미래기술을 주제로 다룬다. 항공의 과거, 현재, 미래를 체계적으로 담아내고자 한 셈이다. 원기둥 형태로 뚫린 박물관 내부 구조는 비행기 터빈을 본떴다.
특히 박물관 1층은 한국 항공 100년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실로 꾸며졌다. 최 관장은 "유물을 찾고자 실무진이 미국을 오가면서 재미 한인 후손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다"며 "박물관 개관 준비가 없었다면 어쩌면 실물 없이 역사 속에 묻힐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구슬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실무진이 발품을 팔아 모은 항공 유물들은 박물관 한곳에 모이며 우리나라 근대 항공 역사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항공 역사가 박물관으로 만들 만큼 대단한 것이 있냐는 시선이 많다"며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20년 미국에 한인 비행학교를 개교했고 이는 당시 현지 지역신문 1면 톱기사를 장식할 만큼 이목을 끈 일이었다. 세계 항공 역사 선상에 놓고 봐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물을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100년 전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에서 사용한 비행기는 전 세계에 단 3대만 남아있었다. 그마저도 거래가 가능한 것은 미국의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1대뿐이었다.
최 관장은 "박물관이 매입 의사를 밝히자 소유자가 가격을 계속 높여 불렀다"며 "박물관 예산이 한계가 있다 보니 고민 끝에 남아있는 설계도를 바탕으로 직접 만들어보자고 했다. 오히려 복원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항공기술까지 보여주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지난해 7월 5일, 100년 전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 개교일에 맞춰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박물관은 제한 관람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 관장은 코로나19가 위기였지만 한편으론 되레 박물관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람객이 몰리면 아무래도 민원이나 현장 문제, 당장 생기는 업무를 쫓기듯 해결하기 바쁘지만, 지금은 제한적 관람과 휴관이 반복되면서 직원들이 박물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수 있다"며 "소위 말하는 '개관 효과'는 놓쳤지만 다른 신생 박물관들에는 없던 좋은 기회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올해와 내년 여러 가지 굵직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비행사'로 불리는 안창남이 1920년 우리나라 상공을 처음으로 난 지 100년이 되는 내년, 안 선생이 몰았던 '금강호'를 다시 서울 상공에 날려보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각국 항공박물관을 연결하는 협의체도 구성 중이다. 프랑스 르부르제 항공우주박물관, 영국 왕립 공군박물관, 미국 시애틀 항공박물관 등과 함께 올해 7월 국립항공박물관 개관 1주년에 맞춰 각 관장이 모이는 온라인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 관장은 "국토부에서 30여년간 보내며 얻은 노하우와 경험, 식견을 바탕으로 박물관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전통적인 박물관과 항공 산업적인 측면을 동시에 잘 살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