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 준비를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TSMC와의 자웅을 겨룰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급 성장 중인 파운드리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할 경우 명실상부 '빅2'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와중에 발생한 총수 부재 상황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칫 투자 적기를 놓쳐 '시스템반도체 2030'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는 자사의 반도체 공정 초기 설계 플랫폼인 '아날로그 패스트스파이스(Analog FastSPICE)'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기술에 적용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지멘스는 이번 인증으로 삼성의 3나노 GAA 공정에서 이 플랫폼을 활용해 아날로그·혼성신호(AMS) 설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말을 목표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3나노 공정을 포함한 공격적인 파운드리 증설에 나설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 심화에 최근 인텔의 외부 파운드리 활용 확대 계획을 내놓는 등 미국 현지 시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총 100억 달러(약 11조5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삼성전자가 향후 3나노까지 발전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며 2022년부터 주요 장비를 설치해 이르면 2023년부터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증설 검토 소식은 트럼프 정부 당시에도 수 차례 나온 바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1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소문대로 미국 투자를 결정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양 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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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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