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 외교>
<미국의 제재 외교>


미국의 제재 외교
스기타 히로키 지음 / 한울 펴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이라도 쉽게 전쟁에 나서진 못한다. 핵무기 등의 압도적 살상능력, 상대국 시민의 살상을 바라지 않는 국민 여론 때문이다. 하지만 대립과 분쟁은 도처에서 일어난다. 전쟁이 불가능한 시대에 경제제재는 매우 유용한 억제 수단이다. 미국 외교는 경제제재, 특히 '달러 패권'을 배경으로 하는 금융제재를 제외하곤 논할 수 없다. 미국은 자국 중추부를 가격한 '9·11 테러'에 대한 반격으로 총력전 체제를 가동했고, 금융제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 무기가 됐다. 그 이후 북한 이란 러시아 이슬람국가(IS) 터키 중국으로 제재 전선은 확대일로에 있다.

책은 미국이 왜 경제제재·금융제재를 남용하게 됐는지, 그것이 세계는 물론 미국에 무엇을 가져왔는지를 보여준다. 향후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도 밝혀낸다. 미 의회조사국 최근 보고서는 "경제제재의 효율성은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의 도구로서 핵심적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제재만으론 정책을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제재가 전략적 비전의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겠지만 핵심은 외교정책과 안보이익의 균형을 잡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특파원 생활을 한 저자는 "국제법의 원칙은 각국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그런 원칙을 개의치 않고 손을 들이댄다. 그건 미국의 법제도를 국외에도 적용하는 횡포"라고 비판한다. 그는 제재 외교의 남발로 미국이 고립화되고, 국제적 외면을 당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제일주의'의 제재 외교가 역설적으로 미국의 쇠퇴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무질서한 존재'로 전락했다는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의 언급에서도 엿보인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 새로운 과제를 향해 도전하는 국가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박양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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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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