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직원 준강간치상 선고 피해자 상담기록서 추행 진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재판부가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4일 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A씨에 대한 준강간치상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비서실 직원 A씨는 지난해 4월 회식이 끝난 뒤 만취한 고 박 전 시장의 여비서를 성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병원 상담기록을 제출받은 결과,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진술했다. 여러 차례의 피해자 진술에 비춰보면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박 전 시장 밑에서 근무한지 1년 째부터 피해자는 (박 전 시장에게)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고, '냄새 맡고 싶다', '네 사진을 보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또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으로부터) 2019년 2월 경에는 '너는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을 간다' 등의 문자를 (박 전 시장에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이 사건(A씨의 성폭행) 범행"이라며 A씨에 대한 형을 확정했다. 이 같은 판단은 재판과정에서 A씨가 피해 여비서가 받은 정신적 고통은 자신의 성폭행보다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온 것이다.
재판에서 A씨는 박 전 시장의 여비서가 겪은 피해는 자신보다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탓이라 주장했었다.
피해여성이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사건은 박 전 시장이 지난 7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상태다.한편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전달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별다른 징계 없이 면직 처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임순영 특보의 임기는 이날까지다. 지난해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임 특보는 사의를 표명했지만 시는 그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내부 조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징계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은 채 '임기 만료'로 면직되는 수순이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