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체 임신의 12.7%를 차지하는 조산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 감지하고, 자율신경 조절을 통해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뇌과학연구소 이수현 박사팀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기훈 교수(산부인과)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조산을 조기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비침습형 전자약(Electroceutica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 대신 전기나 빛, 초음파를 이용해 신경회로를 자극해 대사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의 원인에 의해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해 일어난다. KIST 연구진은 도넛 모양의 신경전극을 개발해 임산부의 자궁경부에 비침습적으로 삽입한 후,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 감지해 조산을 조기 진단할 수 있게 했다. 이 신경전극은 자궁의 수축신호가 감지되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자궁 내 근육을 이완시킨다.
조산을 진단하고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전자약 KIST 제공
연구팀은 실험용 쥐와 돼지를 통해 전자약의 안전성과 기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전자약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자극으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안기훈 고려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자궁수축 억제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미미한 효과와 부작용으로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기기를 통해 조산으로 인한 영아 사망과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현 KIST 박사는 "개발된 도넛 형태의 전자약은 화학적 약물 기반의 치료법이 아닌 전기자극을 이용한 기기로, 신개념 의료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범부처 의료기기 지원사업 같은 정부 지원을 받아 임상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를 통해 KIST와 고려대안암병원 중계연구센터 지원 하에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