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도 중립성 의구심 등 제동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공직 데스노트'에 오른 명단만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임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엮어 부적격 낙인을 찍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뿐만 아니라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에게도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순탄하지 않은 인사청문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법제사법위원 간담회에서 "가장 윤리적이고 위법이 없어야 할 법무부 장관에 연이어서 조국·추미애·박범계, 앞의 안경환 후보자까지 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사람들은 공직 데스노트에 올리는 명단만 다 올리는 것 같다"면서 "철저히 검증해서 정의부인 법무부에 위법이 많고 부적격인 후보자가 지명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이날 간담회를 마련했다. 주 원내대표는 먼저 박 후보자와 관련한 여러 논란과 의혹을 재조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에 대해서 각종 부적격 사유들이 벌써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그 숫자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1970년도부터 소유하고 있던 충북 영동의 임야 6400여평(2만1120㎡)을 국회의원 당선된 뒤에 8년간 공직자 재산신고에 누락한 데 이어 2018년 배우자가 증여받은 경남 밀양의 2억원대 토지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또 박 후보자는 지난 8월 이 토지를 처조카들에게 증여하고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의 상가주택도 7억원에 처남에게 매도하는 등 다주택 논란을 피하려고 가족 간에 증여와 허위거래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밖에도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대전시의원에 공천됐던 김소연 변호사와 박 후보자 간의 불법정치자금 폭로전과 법정 공방, 2016년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자택 앞에서 농성하던 고시생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증언, 2019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로 재판 중인 형사피고인이라는 점 등 부적격 사유를 열거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은 무법부(無法部) 장관을 원치 않는다"고 박 후보자의 고시생 폭행 의혹을 집중 공략했다. 김 대변인은 "해당 고시생이 제출한 음성 녹음 파일에는 박 후보자가 고시생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면서 "박 후보자는 어물쩍 넘기려 하지 말고, 이 사안에 대해 당사자들을 비롯한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몇 번을 거듭해 온 것처럼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야당 동의와 국민 여론은 깡그리 무시하고 박 후보자를 법무부 수장에 앉힐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박 후보가 조국·추미애 전 장관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최악의 법무부 장관 계보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가 "아직 청문회 전이니 낙마 대상이라고 정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임명 철회까지 요구한 터라 실질적으로는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도 낙마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인권국장에 응모했던 인물로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여론이 상당하다"며 "중립적일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가 공수처의 수사를 진두지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크다. 그러나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여당이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방패로 나서고 있어 국민의힘의 낙마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힘 반대 의사는 차고 넘치도록 봤다"면서 "아직 (김 후보자에 대한) 중립성 의문이 남아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확인하길 바란다. 명분 없는 반대를 마치고 대안을 갖추고 인사청문회에 임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법사위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