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군 여론조사서 선두 달린 安…汎野공동경선에 즉답 피해
김종인 "국민의힘서 당선 가능 후보 만드는 게 내 책무" 줄다리기 양상
나경원 "安 입당 가능성 낮아, 단일화 끝까지 제대로 할지…"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해 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 후보군과의 단일화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에게 입당 후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을 에둘러 타진해왔으나, 안 대표는 즉답을 피한 채 독자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연초 발표된 복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는 여야 후보군 중 유일하게 2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몸값'을 과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는 4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여론조사 지지율 관련 질문을 받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범(汎)야권 후보군끼리 '100% 서울시민 경선'을 치르는 방안에 대해선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자"고 즉답을 피한 채 "후보군들이 앞으로 서울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비전경쟁, 정책경쟁을 먼저 하자는 제안도 드린 바 있다"고 원론적인 대응을 내놨다.



'급할 것 없다'는 투의 안 대표의 반응에 국민의힘 지도부도 말을 아끼면서 단일화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 직후 '안 대표와 야권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단일화는 우리가 최종적인 목표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단 거리를 뒀다. 이어 "대표로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의힘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게 내 책무"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많게는 10명의 후보군에서) 우리가 정한 룰에 따라 경선 과정을 거쳐서 걸러낸다면 가장 좋은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 안 대표 영입과는 재차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 후보군은 안 대표가 단일화 약속을 실천할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등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4일 YTN라디오에 출연, 안 대표의 여론조사 지지율 강세를 '문재인 정권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안 대표가) 정말 단일화를 끝까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런 걱정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앞서 3일 MBN 방송에서는 안 대표의 '지난 10년 행보'를 거론하며 "마지막에 결국 100% 시민 경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앞서 안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2017년 대통령선거 후보였을 당시 반문(反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완주해 '야권 표 분산'을 야기했다는 책임론을 제기하며, 당내 경선에 응할 가능성을 낮게 본 셈이다.



국민의힘은 5일 2차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본격 논의한다. 공관위는 이달 8일부터 시작하려던 경선 일정을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 대표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 등과의 범야권 경선 채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도 5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전 4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범야권 공동경선을 거듭 제안하는 등 '경선 룰'을 둘러싼 논의는 쉽사리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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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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