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낙연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후속논의를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발언을)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당원들 의사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해 벽두 여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발언에 비하면 의지가 후퇴한 분위기다. 당원 의사에 따르겠다는 점, 당사자들의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 점은 사면 건의는 안 된다는 말로 들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작년 10월 형이 확정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대법원에서 재상고심 판결이 나온다. 14일 이후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법률적 판단이 완료되면 사면을 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은 3년 10개월 수감 중이고 이 전 대통령도 보석 후 재수감을 합쳐 3년 가까이 신체의 자유가 박탈돼왔다. 두 사람 모두 고령에 건강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두 전직 대통령이 별개의 사건으로 동시에 수감 중인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2차 세계대전 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거의 유일한 모범국가로서 흠결이 아닐 수 없다. 법원 판결을 떠나 살아 있는 정권이 전 정권을 단죄한다는 측면에서 후진국형 정치보복 성격도 없다 할 수 없다. 국민 입장에서도 지지층을 떠나 두 전직 국가원수가 감옥에 있다는 사실은 심리적 짐이다. 이낙연 대표가 "국민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여당 대표의 건의라는 모양새를 기다릴 것 없이 문 대통령이 결단을 하면 된다. 집권 5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지지층 의존 정치를 해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일 기준 부정평가 61.7%, 긍정평가 34.1%였다. 부정은 역대 최고, 긍정은 최저였다. 추세를 보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반대편을 포용하지 않고는 국정을 원활히 운영할 수 없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국정운영의 전환과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사면을 미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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