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나노종합기술원 연구진들이 팹 시설에서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나노종합기술원 제공
과학기술
올해는 인류사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될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속에서 연구개발(R&D)의 역할과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과학계가 촉각을 모았다.
특히 우리의 강점인 첨단 ICT(정보통신기술)와 국내 바이오 혁신기업의 발 빠른 대응으로 신속한 R&D 협업과 방역체계 구축을 통해 전 세계에 'K-진단'의 위상을 널리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현택환 IBS(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장이 올해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추천되면서 노벨상 수상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과 기대감도 키웠다. 비록 노벨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과학기술 수준과 역량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고, 조만간 노벨상 수상자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메시지를 전해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과학기술 역할론' 확대= 연초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발병한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해 급기야 지난 3월에는 WHO(세계보건기구)가 공식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으면서 유일한 대응책은 '과학 바이오'였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의 90대 노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았다. 통상 백신개발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백신은 채 1년도 안 돼 접종까지 이뤄지면서, 감염병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산학연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진단키트의 신속한 개발 및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소위 'K-방역'은 우리나라의 바이오 과학 분야 굴기를 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
◇'과학기술 강국 코리아' 위상 드높여= 우리나라는 지난 2월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환경·해양관측위성 '천리안 2B호'를 성공 발사함에 따라 정지궤도위성 3기를 보유한 '정지궤도위성 강국'으로 입지를 강화했다. 천리안 2B호는 대기와 해양환경 변화를 관측하는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으로, 앞으로 우리나라가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가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 사업과 한국 최초의 달 탐사 사업,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발사, 다목적실용위성 7A호 개발 등 본격적인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미래 우주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원년의 해가 됐다.
특히 올해 국가 R&D 예산이 24조원에 달하면서,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과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기반의 신성장 동력 확보, 3대 신산업(미래차·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 등의 R&D 지원을 크게 늘린 결과다. 과학기술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반영된 것이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은 27조원으로 또 다시 늘어났고, 민간 R&D투자를 포함해 '100조원 R&D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실제 '거대한 현미경'으로 불리는 1조원 규모의 거대 과학시설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충북 오창에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 첫 발을 내딛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역량과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게 됐다. 또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핵융합의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해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