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테크기업 경쟁 심화 조직 슬림화 통한 디지털 강화 방점 금융지주도 시너지 창출 전략 연말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은행들은 내년 경영 키워드는 '디지털, 디지털, 디지털'이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디지털 강화'에 내년 경영 방점을 찍은 은행들은 코로나19가 계속되고 핀테크·빅테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디지털 전환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9일 조직개편을 통해 25개 플랫폼조직을 신설해 8개 핵심 사업그룹내 배치했다. 플랫폼조직은 기존에 별도로 운영되던 사업(Biz)·기술(Tech)부서를 한 데 묶어 개발과 운영 담당자의 협업을 강화한 곳이다. 과거 디지털금융그룹이 디지털 사업을 주도했지만 개별 사업 그룹 내에도 관련 조직을 신설해 디지털DNA를 전 은행에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래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는 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위해 본부장급 조직도 신설했다. 마이데이터플랫폼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이 새로 구성됐다. KB국민은행은 "본부장급 부서장을 배치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대폭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앞서 28일 미래금융과 리테일, 자산관리 등 기능 중심으로 분리돼있던 사업 그룹을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폐합했다. 상품, 채널, 마케팅 등에서 일관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디지털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팀을 그룹 내 구성해 운영방식을 혁신키로 했다. 업무 권한도 기존 '부서장'에서 '팀장'으로 상당부분 이양해 실무자 권한을 크게 확대했다. 조직 간소화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로 전환한 것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은행장 직속 디지털 전담 조직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했다. 타 사업부문에 있던 부서를 옮기고 데이터 조직을 신설해 마이데이터·데이터·인공지능(AI)·디지털R&D 등의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외부에서 김혜주·김준환 상무를 영입해 기존 관행을 벗어나는 혁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부행장보 직위도 폐지해 부행장이 각 그룹별 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3개 사업그룹과 3명의 임원을 줄이며 조직을 간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대면·비대면 영업 현장에서 디지털 혁신이 적용되게끔 했다. 거점형 영업점포인 VG제도에 맞춰 현장마케팅도 강화한다. 개인·기관그룹을 통합하고 부동산금융단을 산하에 배치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며 시너지 창출을 추구하는 추세다. KB금융은 디지털플랫폼총괄 조직을 설치해 지주 내 계열사와 은행 간 통합 플랫폼 구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그룹 내 빅데이터부문을 신설해 김혜주 상무를 지주-은행 부문장(CBO)으로 선임했다. 그룹 전략 수입과 계열사 간 공동사업 발굴을 맡을 예정이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