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했던 감찰부터 징계까지 연이어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판정패를 당한 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검찰개혁으로 기수를 돌리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향후 운영 방향과 세부 실행과제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특위 활동을 토대로 검찰권 남용 등 검찰의 악습을 청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특위에 참석해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여러 의견들이 분출하고 있다. 그런 모든 의견들을 검찰개혁특위가 용광로처럼 녹여서 가장 깨끗한 결론을 내는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검경수사권 조정을 어렵사리 이뤄 관련법에 담았고 그 법이 새해에 시행된다. 그 바탕 위에서 추가로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간추렸으면 한다"면서 "그중에서 빨리 할 수 있는 것은 빨리하되 지치지 말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혼란은 최소화해야 하지만 지향은 분명히 하는 특위가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부패범죄 등 일부로 제한된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세부 시행 지침 등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특위를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모두 폐지하고 일정 경력 이상 변호사에게 판·검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등 검찰 힘 빼기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특위원장도 이날 특위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힘을 실었다. 윤 위원장은 "여러 의견들 중에서도 특히 검찰에 아직도 수사권과 기소권이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눠서 조금 더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행사될 수 있게 할 것인가 여러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또 윤 총장 사태와 관련해 "검사동일체 원칙이 2003년도 검찰청법 7조 개정으로 폐기됐다고 했지만 검사동일체 원칙이 아직도 살아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면서 "이를테면 제 식구 챙기기, 선택적 정의실현 또는 상명하복 등을 통해 마치 보스정치를 하듯이 조직을 보호하고 보스를 보호하는 데 이용됐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근본대책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총장 징계에 반대 목소리를 낸 일명 '검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검찰에 지금까지 있던 악습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청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검찰이 더 이상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검찰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가 강화되는 아래에서 검찰이 인권친화적인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특위 대변인을 맡은 오기형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수사·기소권 분리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며 "구체적 방안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을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최종 후보 압축에 이어 검찰개혁 2탄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하자 국민의힘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꼼수"라고 폄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이 (징계 효력정지로) 복귀하니 수사권을 빼앗겠다고 하는 일"이라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면서 왜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주는 공수처를 만들겠느냐"고 따졌다.
김미경기자 the13ook@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특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