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톤 엔진 클러스터링의 복잡한 구조로 어려움 1-3단 조립과 발사체 건전성 시험 등도 추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지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발사체 1단부 검증과 조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1단 75톤 액체엔진 4기, 2단 75톤 액체엔진 1기, 3단 7톤 액체엔진 1기 등 총 3단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메인 시스템은 1단부로, 75톤급 엔진 4기를 묶어 발사체에서 가장 큰 추력(300톤)급을 내는 핵심 엔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단 엔진의 기술 검증을 위한 인증모델(QM) 조립을 마치고, 종합연소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1단부는 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한 구조로 설계해 체계 복잡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인증모델 개발까지 분해와 조립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엔진에 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한 각종 배관과 부분품들의 구성이 매우 복잡하다. 실제로, 추진제를 주입하기 위해 약 1000여 개의 배관들을 직접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단부는 누리호 개발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클러스터링 구조로 돼 있어 좁은 공간에서 조립해야 하는 복잡성과 함께 문제가 생기면 다시 해체해 조립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1단부의 체계 복잡성 뿐 아니라, 발사체 단간 조립과 WDR(Wet Dress Rehearsal) 시험 등도 발사 지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단간 조립은 발사체의 1단, 2단, 3단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고, WDR은 산화제를 충전 배출해 발사체 비행모델(FM)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시험을 의미한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세부 작업 일정을 검토한 결과, 3단형 단간 조립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고, 극저온 상태에서도 발사체가 이상 없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는 WDR 시험을 개발 일정에 추가함에 따라 발사 시기를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이어 "산학연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전담평가단이 지난 3개월 간 누리호 향후 개발 일정에 대해 종합적인 점검과 함께 누리호 발사 성공률 제고 및 안정적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1차 발사 시기를 내년 2월에서 내년 10월로, 2차 발사 시기를 2021년 10월에서 2022년 5월로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누리호 발사 기간 연장으로 인건비 등을 포함한 예산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주개발 사업의 잇단 사업 차질을 의식해, 향후 발사체, 위성, 달 탐사 등 주요 우주개발 사업 추진 시 일정 지연이 최소화되도록 사업관리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표준화된 일정관리 체계를 마련해 연구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의무화하고, 주관기관의 사업 추진 현황을 정부와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한편 위험요소 발생 때 마다 즉시 보고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정책관은 "누리호 발사 일정이 지연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연구진들은 기술적 난제를 접할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력을 해 오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해 좋은 성과를 창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2027년 발사를 목표로 총 4118억원을 투입해 미래 위성통신 기술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수행할 '정지궤도 공공복합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
이창윤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29일 세종 과기정통부 브리핑 룸에서 '한국형발사체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