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23.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국내 1위·아시아 선두 MSP=이주완 메가존 대표는 인터뷰 내내 "클라우드에서 출발했지만 다음 단계는 디지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고객과 클라우드 기업 사이에서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MSP 역할에 집중하던 것에서, 전 산업영역을 포괄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는 "클라우드를 전제로 고객을 만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비용절감과 글로벌화를 이뤄내도록 전방위적인 혁신 지원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클라우드 위에서 결합, 기업들이 과거에 못 하던 것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메가존의 성장 속도는 놀랍다. 최근 3년 사이에 5배 이상 급성장했다. 관계사 합산 매출은 지난해 4200억원에서 올해 5200억원으로 1000억원이 늘었다. 임직원은 1260명으로 늘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투자, 합작을 통해 관계법인도 16개로 늘었다.

회사는 시리즈A에서 480억원을 투자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시리즈B에서 1406억원을 투자받았다. 시리즈B 투자유치 후에도 투자를 제안해오는 곳들이 있어 세 곳이 추가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기업가치는 740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이제 클라우드 다음 단계인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가장 많은 고객과 클라우드 파트너=회사는 AWS(아마존웹서비스), MS, 구글, 알리바바, 오라클, 텐센트, SAP, KT,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 등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AI, 빅데이터, IoT 등 핵심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고, 교육·의료·제조 등 산업영역별 솔루션과 기술조직을 대거 확충했다. 이 대표는 "산업영역별 '버티컬 플레이'를 펼칠 조직을 갖추고,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별로도 법인을 구분했다"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AWS에 집중하고, MS 애저는 작년 인수한 제니스앤컴퍼니가 맡는다. 제니스앤컴퍼니는 시너지를 위해 옆 건물로 이사를 왔다. 구글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작년 락플레이스 클라우드사업부를 인수했다. 서비스는 메가존이 수행한다. 이 대표는 "반경 100m 내에 3개 법인이 이웃해 있으면서 시너지를 만드는 동시에 전담서비스 구조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외활동을 줄이는 대신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해 최근 그 결과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 그는 "MS와의 파트너십 체결만 해도 올초부터 논의해온 결과물"이라 면서 "SAP와도 최근 공공 ERP(전사적자원관리) 관련 협력계획을 발표했는데, 내부에 전담팀을 운영한 지는 이미 3년이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 고객 늘리는 데 승부"=최근 이 대표의 온 신경은 '디지털 혁신 경쟁력과 성공사례 확보'에 쏠려 있다. 클라우드 고객은 3000곳이 넘지만 디지털 혁신 고객은 5%인 100곳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고객의 신뢰를 통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고객들의 평가는 좋다. 처음 경쟁을 거쳐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맡겼던 한 AI 고객은 이제 수의계약을 맺는다. 경쟁을 통해 비용절감을 하는 것보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치가 더 크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로젝트를 끝낸 서울대학교병원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연구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그 사업에서 클라우드는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인프라일 뿐, 핵심은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재가공하고 연구에 활용하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이었다. 회사는 클라우드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 구축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이 대표는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은 고객이다. 3000개 고객사가 가진 지향점과 과제에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솔루션부터 기술, 조직을 이에 맞춰 변화시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 의료, 게임, 제조, 유통, 공공 등 산업별로 요구사항과 필요한 역량이 다르다 보니 해당 업종별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산업 특화 SaaS에 집중 투자=이 대표는 산업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aaS(클라우드 SW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작년 전자결재, 그룹웨어 등 워크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 기업 소프트웨어인라이프를 인수했다. 국내 사용자가 12만명에 달하는 10년차 기업이다. 1년 동안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협업체계를 충분히 만든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몇 개의 SaaS 기업을 인수했다. MS 기술지원 파트너인 사람들과사람들을 인수했고, CRM(고객관계관리) 툴 기업 한 곳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회사 중에는 클라우드에 특화한 보안솔루션 기업과, 에듀테크 관련 특화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연세대·고려대·숙명여대·수원대·부산 동서대·연암공대 등 많은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학과를 만들어 교육 프로그램을 무상 지원하는 등 교육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인수합병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와 시너지가 나는 기업에 대한 투자도 병행한다"면서 "메가존과 관계사가 시장이 필요로 하는 모든 역량을 갖출 수는 없는 만큼 전문성 있는 기업들과의 연대를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1200여 명의 구성원이 각각 버티컬 영역에서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산업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 영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핵심 기술인 보안과 빅데이터, AI 투자에도 집중한다.

◇AI로 산업현장 바꾼다=특히 AI 분야에서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기아차 사례로, 해외 수출차량에 차량설명서 책자 대신 AR(증강현실)과 AI 기반 스마트폰 앱 설명서를 개발해 AI 대상을 받았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한 후 차량의 궁금한 부분을 비추면 AR 동영상을 통해 기능을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에도 AI 기능이 작동하는 게 강점이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직접 아이디어 제안부터 기술적 준비작업까지 참여하며 수주에 공을 들였다. 그는 "기술평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당일에 우리는 프로토타입 앱을 만들어 보여줬다. 2주만에 개발했는데, 이미 사업을 수행할 준비가 다 돼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사업 수행과정에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염두에 두고 가상 3D 차량을 만들어 AI를 학습시켰다. 같은 심볼이라고 해도 조도를 룩스 단위, 거리를 1㎜ 단위로 바꿔가면서 학습시켰다. 또 사진이 아닌 3D 이미지를 구현한 후 각도도 전 방위로 바꿔가며 학습을 시켰다. 충분한 데이터로 훈련받은 AI는 어떤 환경이 주어져도 높은 인식률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AI 훈련을 위해서는 차종별로 25만장의 이미지 데이터가 있어야 효과가 있는데 가상환경에서 100만장 이상으로 학습을 시켰다. 사람 손으로 사진을 찍으면 1도, 1㎜, 룩스 단위로 바꿔가며 360도 이미지를 얻기 힘든데, 2명이 3개월간 가상환경에서 작업해 만든 데이터로 훈련시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AI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AI로 기업 원가경쟁력 높인다=기아차 앱이 고객 편의 향상에 초점을 뒀다면, 한 제조기업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엄청난 효과를 만드는 경험을 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최적의 자재를 최소의 비용으로 구매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발해 검증하고 있는데,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다. 곡물, 철강 등 원재료 가격은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사람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의사결정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아직 제한된 과거 데이터만 갖고 시도하는데도 사람의 판단에 근접한 결과가 나와서 고객사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으로 IT인프라 비용을 30% 줄인 사례는 많지만, 이 같은 혁신으로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클라우드가 디지털 혁신의 선행단계라면 다음 단계로 가는 보다 폭넓은 투자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클라우드라는 선행 필수환경을 통해 무제한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한 기업들이 AI의 강력한 힘을 접목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현장에서 확실한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는 게 이 대표의 각오다. 그는 "고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셀프 서비스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인력과 역량을 다 갖춘 우리가 돕겠다. 대한민국 개별 기업이 다 디지털 전문기업이 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라면서 "클라우드뿐 아니라 디지털 혁신도 메가존과 같이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성공사례를 늘려 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대기업과 합작사 설립=회사는 고객이나 협력관계로 만난 기업과 합작사도 설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LG CNS와 설립한 합작사 '클라우드그램'이 대표적이다. LG CNS와는 2018년부터 1년간 협업관계를 이어오다 시너지를 확인하고 합작사를 세웠다.

일본에서는 이토추그룹 IT서비스기업인 이토추테크놀로지와 합작사 '메가존재팬'을 설립했는데, 이 역시 협업에서 합작으로 발전한 경우다. 지난 6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 메가존재팬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일본은 국내보다 클라우드 인식과 성숙도가 높아 더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이 대표는 "이토추가 우리와 손잡은 것은 MSP이면서 자체 솔루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 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1~3위 MSP와 경쟁한 끝에 수주했는데, 우리가 보유한 솔루션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이후 관계가 발전해 합작사 설립으로 발전했다. 이토추테크놀로지는 8000명의 직원을 두고 수십년간 현지에서 IT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가능성 큰 동남아시아 집중…글로벌 확장 본격화=회사는 글로벌 사업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이미 메가존클라우드는 국내 1위 AWS 파트너일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도 1위다. 베트남 사업은 6년차이고 홍콩·중국·싱가포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화 전략은 이미 성숙한 선진시장보다 아직 포텐셜이 남아있는 개도국에 집중하는 것이다. 타깃 시장은 동남아시아"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대형 MSP들이 있는 반면 아시아는 아직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경쟁력을 높이고 커버리지를 키워 아시아에서 확실한 1등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는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만 해도 클라우드 수용도가 국내에 비해 훨씬 높다. 중국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은행 등 금융서비스에도 클라우드를 적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이 '클라우드를 안 쓰면 어떻게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하느냐'였다. 우문현답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금융분야의 클라우드 활용이 한국보다 3년 앞서가고, 일본도 국내보다 훨씬 개방적이다.

◇"성장 비결은 고객과 기술"=회사를 키운 영업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영업은 꽝이고 골프도 못 친다. 기술이 있으면 고객이 우리를 찾더라"면서 "우리가 할 일은 경쟁력 있는 기술과 조직, 솔루션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업으로 사업을 키웠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란한 수사로 AI가 되는 게 아니다. 기반기술이 다 결합해야 한다"면서 "컨셉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로 만들고 수치로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 우린 기술에 집중한다. 그러면 고객이 기회를 준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간 경험을 쌓으면서 호흡을 맞춰온 분야별 스페셜리스트들이 메가존의 힘"이라 면서 "앞으로 3년간 역량을 현격히 높이고 숫자로 증명해 보인 후 2023년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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