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하나금융, 더케이손해보험…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 신한지주, 벤처캐피탈 인수 우리, 캐피탈·저축은행…추가 M&A 모색 올해는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에 따른 기준금리 0%대 시대로 은행지주사가 수익원 확보를 위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본격화한 시기기도 했다. 보험사와 벤처캐피탈,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주요 대상이 됐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2월 한국교직원공제회로부터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이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보험 전문보험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 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확보한 곳으로, 교직원이 거래 고객의 절반 가량에 이른다. 이 떄문에 공제회는 매각 뒤에도 지분 30%를 보유한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그룹의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그 일환으로 더케이손보를 인수했다. 지난 6월 사명을 하나손해보험으로 바꾸고 디지털 기반 종합손해보험사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111억원을 기록한 적자를 올해에는 56억원까지 축소하며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4월에는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 100%를 약 2조2200억원에 인수했다. KB금융은 생명보험 자회사로 KB생명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자산규모로 생보업계 10위(21조8813억원) 규모인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단숨에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지난해 기준 두 곳의 합산순이익은 업계 5위권에 이른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지난 3분기말 KB금융은 1조16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분기 대비 18.8% 개선된 실적을 이뤄냈다. 염가매수차익(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보다 저가에 인수됐을 때 발생하는 차익)의 효과가 있었지만 영업이익 일부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30.8%이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40.3%까지 늘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손해보험회사 인수도 검토했지만 벤처캐피탈로 눈을 돌려 지난 8월 두산으로부터 네오플럭스를 약 730억원에 인수했다. 벤처캐피탈은 규모는 작지만 적극적으로 외부 투자를 집행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정부가 올 들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나 ICT(정보통신) 분야 육성을 정책 과제로 제시한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그룹 내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신한금융의 악사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전담팀을 꾸려 악사손보 인수 여부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다만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수익성이나 시장 점유율 등의 면에서 큰 득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 5위 수준의 생명보험사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손해보험 부문이 취약해 추가 매물 여부에 따라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상호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달초 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로부터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인수하며, 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동시에 확보했다.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캐피탈·저축은행이 없었지만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 분야에 특화된 여신전문금융사다. 전체 영업자산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금융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정도로 수익도 안정적이다. 우리카드가 신차 할부금융을 영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할부금융 위주로 자회사 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18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경훈 지주 재무부문 부사장을 아주캐피탈 대표로 내정하며 우리금융 DNA 심기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내년에도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 방안 찾기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이후 줄곧 증권사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냈고, 최근에는 벤처캐피탈 인수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손태승 회장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 라인업 완성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고, 저성장과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강화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일반은행의 대출금은 연 평균 5.2% 성장했으나 비은행 금융회사는 8.3%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