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내부통제 관리소홀로 은행장 중징계 펀드 판매사에 공모회피 책임 묻기도 올해 금융권에서 가장 큰 파장을 낳았던 사건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사모펀드 불법운용에서 시작됐다면 DLF 사태는 은행의 내부통제 문제와 금융투자상품 판매라는 첨예한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감독당국은 펀드 판매사인 은행에 일부 영업정지를, 은행장에게는 문책경고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DLF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197억1000만원과 167억8000만원의 과태료와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확정했다. 이와 함께 당시 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내부통제 관리 미흡을 이유로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문책 경고 제재가 확정되면 향후 임원 신규 선임과 연임이 제한되는 만큼 치명적인 제재였다.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손 회장은 징계처분후 곧바로 행정소송과 함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냈고, 행정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징계 효력이 정지된 상황에서 손 회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역시 법원에 중징계 행정처분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나아가 징계 취소 행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함영주 부회장 역시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 등 향후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등으로 재판이 지연되고 있어 내년 주총 전에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어 법률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6월에는 NH농협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20억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공모펀드의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회피한 판매사에 내려진 징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 동안 법적 근거가 모호했던 판매사 주문형(OEM) 펀드에 대한 제재라는 점도 주목거리였다.
농협은행은 2016~2018년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에 OEM 방식으로 펀드를 주문한 뒤 이를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청약권유 투자자 49명 이하로 쪼개 판매해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한 혐의를 받았다. 그동안 OEM 펀드 판매사는 처벌을 면해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판매사도 규정 회피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봤다.
◇ DLF 부실판매·펀드판매사에 공모회피 책임·라임펀드 등 부실펀드 판매까지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 사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모·자펀드에서 지난해 다수의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했다. 모·자형 펀드는 다수의 자펀드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모펀드에 집중하고, 모펀드가 실제로 투자대상자산을 취득하고 운용하는 형태다. 전체 수탁고는 1조7200억원에 이른다.
이같은 모 펀드에 투자한 자펀드를 판매한 은행은 7곳에 이른다. ▲우리은행(3677억원) ▲신한은행(2769억원) ▲하나은행(871억원) ▲BNK부산은행(627억원) ▲BNK경남은행(276억원) ▲NH농협은행(89억원) KDB산업은행(37억원) 등이다.
금감원 검사결과 라임자산운용은 다수의 불법행위와 부적절한 펀드운용을 통해 대규모 상환·환매연기를 촉발하였으며 투자자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환매계획을 수립하고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이관받아 운용할 신설운용사(웰브릿지자산운용)가 설립되기도 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라임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됐다. 라임운용 펀드만이 아니라 독일헤리티지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과 디스커버리·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등을 판매한 기업은행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원리금 보장 예금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에서 부실 사모펀드를 판매하고, 은행이 자산운용사와 공모해 펀드 설정과 판매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사례다.
금융감독당국은 사후 분쟁조정을 위해 금융회사와 투자피해 정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펀드 손해를 확정하기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걸 고려해 가급적 빨리 피해자 구제에 나서기 위한 조치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