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스무번이 넘는 대책에도 집값을 잡지 못하고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교체하자 "부동산 가격 담합을 강력하게 단속하면 된다"는 훈수 청원이 등장했다.
29일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서 "현재의 비정상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 문제가 정책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가격 담합이 과거보다 쉽고 일반화된 데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본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예로 들고서 구축 아파트임에도 작년 대비 전세가가 70% 이상 상승했고 매매가는 그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현상이 아파트 가격 담합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 대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댓글에는 "계약 후 30일 이내 실거래가 신고하는 제도를 악용해 실거래가를 조작하는 투기 세력이 많다"며 "소유권 등기 이전 후 실거래가를 신고하게 해야 가격 조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달렸다.
정부 통계상에서 아파트 가격 담합 사례는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부동산거래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가 개설된 이후 8월까지 신고된 집값 담합 신고는 842건에 달했다. 작년 1년간 집값 담합 의심 신고가 185건인 것을 감안하면 4.6배 급증했다.
집값 담합 의심 사례는 주로 수도권에 집중됐는데, 올해 집값 담합 신고 842건 중 수도권에서만 708건이 접수돼 84%를 차지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과도하게 규제를 가하면 또다른 패착이 될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부 일탈행위가 있다 하더라도 무조건 투기세력으로 보고 엄포를 놓는 것은 또다른 패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정책 반영을 고민하는 능동적 자세 필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전문가는 "정부의 부동산 정보 제공 과정에서 제도적 허점이나 실거래가 신고가 다소 늦어 시세와 동떨어진 부분, 공인중개사들의 계약 체결 성사를 위한 특정 방식의 정보 제공 등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큰 상황"이라며 "이 모든 것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제대로 잡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나 거래량 등에 대한 정보가 걷잡을 수 없이 왜곡되는 상황을 강압적으로 제재하기보다는 이러한 정보들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 방안을 찾아야 시장도 집값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집값 안정' 비법이라며 올라온 청원 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9월 한 청원인은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하향 안정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규 공급보다는 기존 주택 보유자,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시민들이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