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헬스 산업이 전기를 맞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미래차와 함께 정부가 3대 중점 육성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꼽으면서, 바이오헬스 산업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강국 실현을 위해 현재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사업 중 하나는 바이오 산업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희망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만명의 유전체 정보, 의료이용·건강상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2029년까지 암, 희귀 난치질환 환자 40만 명과 환자가족 등 일반인 60만 명을 포함해 총 100만 명 규모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모은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은 보건복지부(간사 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추진하는 범부처 프로젝트로, 2년간 시범사업(2020∼2021년)을 통해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를 위해, 지난 6월 29일부터 유전체, 임상정보 수집 대상인 환자를 모집 중이다. 12월 23일 기준, 총 1500여명이 모집됐다. 질병청은 당초 올해까지 희귀질환자 및 환자 가족 5000명을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4월까지 모집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현재 16개 병원에서 1577명이 모집됐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목표 인원의 약 32%가 모집된 것이다. 이 가운데 1498건(12월 18일 기준)은 인체자원 제작 작업까지 완료됐다.

12월 말까지 960여명의 시퀀싱(염기서열)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고, 내년 1월부터는 전장유전체 분석 보고서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전장 유전체 분석(whole gene sequencing)은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대상자 모집에 속도가 붙고 있다. 채희열 질병관리청 바이오빅데이터 과장은 "대상자 모집 과정에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등 준비할 사항이 있었고,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분들이 있어 늦어졌지만, 이제 막 대상자 모집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핵심은 바이오 빅데이터 수집·활용 체계를 시범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희귀질환 원인규명 및 맞춤의료, 유전체 기반 의료기기·신약 개발을 활성화해 바이오산업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의 자발적 동의와 참여를 바탕으로 임상정보·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해, 희귀질환자 진료 및 산·학·연·병 연구자의 연구 등에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부처 합동으로 150억원의 예산을 갖고 추진위원회(중요사항 심의·의결), 운영위원회(컨소시움 지휘·감독), 사무국(실무 업무), 전문위원회(전문사항 자문) 운영을 통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 수행은 5개 정부·출연연 컨소시움(질병관리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맡고 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는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며, 우선 내년 4월까지 희귀질환 환자 모집(5000명)과 선도사업(5000명)과의 연계를 통해 총 1만 명의 임상정보 및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선도사업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등 임상정보 또는 유전체 데이터를 기존에 확보한 사업을 가리킨다.

참여 가능한 희귀질환 환자는 유전자 이상 및 유전자 관련 희귀질환으로 판단되는 환자로, 전문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참여할 수 있다. 데이터는 희귀질환자 모집과 선도사업(울산1만명게놈프로젝트,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등과 연계해 검체, 임상정보 등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수집된 임상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는 질병관리본부의 임상·유전체 관리시스템,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구축돼 분석된다. 또한 분석된 데이터는 데이터 수집에 참여한 희귀질환 환자의 진료 등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폐쇄망 안의 임상분석연구네트워크(Clinical Interpretation Research Network, CIRN)를 통해 산·학·연·병 연구자들의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희귀질환은 80% 이상이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 발전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한 일명 '안젤리나졸리 사례'가 알려지면서, 관련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만큼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서 안젤리나졸리는 BRCA 1/2 유전자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에 선제적으로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차원의 유전체 빅데이터 구축 사업이 이미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소 10년간 지원자 100만 명의 유전자, 인종, 성별, 진료기록, 직업, 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All of Us'라는 연구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는 유전체 빅데이터 10만 개 수집을 목표로 2013년부터 국민 유전체 정보 빅데이터화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확대해 세계 최대 규모인 50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핀란드도 50만 명의 유전체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연구원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원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 체계. 자료: 보건복지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 체계. 자료: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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