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석유화학업계는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마스크·일회용품, IT기기와 같은 제품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소재 수요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이 가운데 공급까지 줄어들며 일부 소재의 마진은 1~2년만의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
국내 화학사들의 경영환경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사들은 사업 부문을 분할하거나 자회사를 합병하며 빠르게 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한해였다.
◇회복기류 탄 화학업…"상승세 내년까지"=석유화학제품의 가격에서 원가를 뺀 마진을 뜻하는 스프레드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화재사고로 납사분해시설(NCC)을 정상가동하지 못하며 공급이 축소됐고, 일회용품·마스크 등 소비 확대에 따른 소재 가격 상승이 맞물린 덕이다.
일례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은 지난달 평균 886달러의 가격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기초유분 프로필렌과 부타디엔은 톤당 1291달러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기초유분을 바탕으로 만든 합성수지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의 가격도 고공행진했고, IT기기 등에 활용되는 첨단소재 ABS의 가격도 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2018년 2월 이후 최고점에 도달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백신접종 등으로 세계 경기가 되살아나며 석유화학업계의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쪼개고 합치고 투자하고…미래행보 '잰걸음'=국내 대표 화학업체들은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미래 사업을 구상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은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환경에 변화를 줬고, 롯데케미칼은 적극적인 투자활동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해 올초 출범했다. 여기에 한화갤러리아를 합병하고, 한화도시개발을 자산개발 사업부문과 울주부지부문으로 분할한 뒤 자산개발 사업부문을 합병하기로 했다. 명실상부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부사장으로 있던 한화그룹 3세 김동관 사장은 지난 9월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은 이달초 전지사업본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출범시켰다. 배터리 사업과 석유화학사업 등을 분리해 각각 주력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롯데케미칼은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였다. 지난 3~4월 반도체 소재 등을 생산하는 일본 석유화학기업 쇼와덴코의 지분 4.69%를 1617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베트남 첨단소재 기업 '비나 폴리텍'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솔루스첨단소재(당시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사모펀드에 2900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