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로 5부 요인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사태 극복 방안을 포함해 국정현안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입법부 및 사법부 지도자와 국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산, 백신 확보 실패, 정부여당의 입법폭주, 헌정사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등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피로감이 축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부 요인 간담회가 아니라 국민과 대화에 나섰어야 했다. 국민 절반 이상(한국갤럽 국정지지도 부정응답 52%)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지지하고 있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문 대통령의 간담회 발언을 보면 현 국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요즘 백신 때문에 걱정들이 많은데,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많은 지원을 해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백신은 코로나 극복의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연일 신규확진자가 1000명 안팎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력을 다해 백신을 확보할 것이니 걱정 말라'고 말해야 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 등 권력기관개편에 대해서도 "헌법 정신에 입각한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발전시킬 좋은 계기"라고 했다.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마저 무력화시켜놓고 할 말이 아니다. 아무리 보는 관점이 다르다 해도 사실(事實)에 대해서는 솔직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그릇된 상황 인식은 사실에 눈감거나 잘못 판단해서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7개월간 기자회견을 서너 차례밖에 갖지 않았다.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국민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작년 12월 이후 없었다. 코로나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입을 통해 백신, 검찰총장 징계,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훼손국으로 지목받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포함한 입법폭주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한다. 오죽했으면 진보 논객 강준만 교수가 문 대통령이 '고구마 같은 침묵' '유체 이탈형 화법'으로 일관한다고 했겠나. 지금 문 대통령이 소통해야 할 대상은 5부요인이 아닌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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