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GS리테일 등 '원조' 올리브영과 경쟁 한계 출혈경쟁끝 사업철수·축소 "독주체제 당분간 이어질듯"
H&B스토어 시장에서 올리브영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롯데, 이마트, GS리테일 등 유통 대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출사표를 던졌던 H&B(Health&Beauty)스토어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시장을 개척한 CJ올리브영을 따라잡지 못하고 줄지어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며 패배를 시인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H&B스토어 시장 1위 업체는 H&B스토어의 '원조' CJ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에만 1조9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의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에 실적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등 신규 서비스 확대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점포 수만 1250개를 웃돈다.
업계 1위 올리브영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경쟁사들은 제자리걸음도 버거운 상황이다.
업계 2위인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점포 수가 2018년 초 190개에서 현재 130여개로 3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에만 150억원 넘는 적자를 냈고 올해에는 아예 '공통 및 기타' 부문으로 통합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통 부문 역시 3분기 2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랄라블라를 추격하던 롯데쇼핑의 롭스는 최근 H&B 부문을 마트 부문에 편입시켰다. 2014년 별도 사업부로 독립한 지 6년 만이다. 롭스 역시 130여개까지 늘렸던 점포가 올해엔 10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 적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랄라블라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한 출혈 경쟁을 펼친 것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제대로 된 경쟁 라인에 서지도 못하고 사업이 주저앉았다. 지난 2012년 자체 브랜드 '분스'를 론칭하며 H&B스토어 시장에 도전했지만 출범 3년차에도 두자릿수 매장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2016년에는 영국의 드럭스토어 브랜드 '부츠'를 들여왔지만 이 역시 3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이 올리브영과의 브랜드 차별화에 실패한 것을 부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미 소비자들이 'H&B=올리브영'이라는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브랜드만 다를 뿐 상품 구성이나 마케팅에서 차별점이 없는 롭스나 랄라블라, 부츠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건기식·중소 브랜드 발굴·더마코스메틱 시장 개발 등 시장 트렌드를 선도한 반면 경쟁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며 "독주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