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와 함께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동시에 접수해 3개월의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이 기간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미래 기반을 구축할 자금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존폐의 기로가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 중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현재 E100에 대해 테스트 주행을 진행 중이며 내년 정부 보조금 정책 등에 맞춰 출시시기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또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레벨3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이달부터 일반도로 시범주행에 들어간다.
쌍용차가 이러한 미래 성장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통한 자금 확보가 필수다. 현재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측은 미국 자동차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지분 인수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쌍용차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ARS 프로그램도 동시에 신청했다. 이는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로, 보류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자율 구조조정 기간이다. 쌍용차는 ARS 프로그램이 승인되면 채권자·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 합의에 나서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지다.
인도 현지 보도에 따르면 HAAH 오토모티브는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 중 일부를 2억5800만 달러(2818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마힌드라 측은 전량 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협상이 길어지면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것이 이번 기업회생절차 신청의 배경이다.
쌍용차의 시가 총액은 지난 9월말 6000억원에서 현재 4200억원으로, 이 중 마힌드라의 지분가치는 4500억원에서 3100억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인수 주체 입장에서는 인수금액에 더해 연체금(1650억원)과 추가 지원책도 마련해야 하는데 매각 금액을 놓고 이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내년 E100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7종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R&D 집행 비용은 11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감소해 신차 개발 역량은 오히려 퇴보했다. 투자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정부 지원으로 버틴다 해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원은 ARS 프로그램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존속 또는 청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만약 존속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지분매각을 추진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에서는 고용 문제가 직결돼 있고 쌍용차 지분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이 있다는 점에서 ARS 프로그램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RS 프로그램이 승인되지 않을 이유는 크지 않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며 "회생절차 신청이 가격 협상 등 M&A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 진전 여부가 3개월 기간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