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 30년 농협맨
은행장 재직 시절 노조와 꾸준히 소통
유력 내부 출신 타 후보 자격요건 미흡

NH농협금융지주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손병환 회장을 선택했다. 2012년 신경분리 이후 금융지주 체제가 안정을 찾았고, 해외 진출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에 적임자를 택했다는 평가다.

22일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손병환 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임추위는 지난 11월 27일 김광수 전 회장의 사임에 따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고, 내·외부 후보자를 검증한 뒤 인터뷰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손 행장의 선임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이달 8일 70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이 꾸려졌을 때만 해도 하마평에 오른 인사는 대부분 전직 고위 관료군이었다. 이후 20여명으로 추린 뒤 2명 안팎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이 구성됐을 당시에도 그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임추위도 최종 후보 선정까지 고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외부 인사 가운데 한 명을 선출했던 전례와 달리 내·외부 인사를 놓고 최종 후보를 선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내부 출신을 요구하는 금산노조 농협지부의 요구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은 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중앙회가 통합된 노조를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높다.

내부 출신으로는 손 후보자 외에도 전직 농협은행장 1~2명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회장 후보가 되기에는 일부 결격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 지배규범에 따르면 회장 후보는 전문지식과 경험 외에도 금융소비자 보호 적합성, 공익성 기여도 등을 갖춰야 한다.

손 후보자는 1990년 입사 후 중앙회에서만 20년을 근무한 뒤 은행과 금융지주를 거친 정통 농협맨이다. 노조 측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인사다. 조합원 출신으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은행장 재직 시 임금단체협상 등을 통해 노조와 소통해 온 점도 강점이다.

NH농협 노동조합 관계자는 "농협 내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이력이나 농협은행장으로서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적임자로 보인다"며 "과거 임단협을 할 때도 대화에 차질이 없었던 만큼 큰 무리없는 인사"라고 평했다.

손 후보자는 농협금융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에도 일가견이 있다. 농협중앙회에 근무했던 2018년 농협미래경영연구소(현 농협경제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연구소는 경영전략, 재무리스크를 포함해 대체투자와 해외점포 운영 전략 등을 구상하는 곳이다. 이듬해 지주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재직할 당시 농협금융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동시에 2025년까지 글로벌 자산 6조원, 연간 순이익 1600억원을 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다.

농협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이기도 한 그는 지주 계열사를 아우르는 디지털전환(DT)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최초로 오픈 API를 도입하고, 핀테크 혁신센터를 개설한 게 그의 작품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디지털 전환'이라는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22년까지 인프라구축에 1조2000억원, 전문인력 2300명을 육성하기로 하기로 결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경분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선임된 초대 회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내부 출신 첫 회장"이라며 "관료 출신에 대한 내부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여러가지 면에서 결격 사유가 없는 분이 추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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