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을 제조하는 일진머티리얼즈가 경쟁사 SK넥실리스의 해외공장 부지선정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측은 기존 자사 공장 인근에 SK넥실리스의 공장이 설립될 경우 인력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어 양사간 신경전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SK넥실리스의 해외 공장 부지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쿠칭시로 확정되고, 인력유출이 한 건이라도 현실화될 경우 SK넥실리스에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SK넥실리스가 현지공장과 인접한 지역에 공장을 짓겠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인력유출이)현실로 나타나면 법적 대응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쿠칭시에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 공장이 위치해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부터 이 공장에서 배터리 음극재에 쓰이는 구리막인 동박을 연간 2만t씩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동박 시장에서 SK넥실리스와 일진머티리얼즈는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다투고 있는 경쟁자다.

SK넥실리스는 당초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동박공장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날까지 이사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해외공장 부지 확정 시점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아직 부지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일진머티리얼즈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과거 비슷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동박 기술개발을 시작한 일진머티리얼즈는 1989년 전북 익산에 공장을 준공하고 동박 양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SK넥실리스의 전신인 LG금속이 일진머티리얼즈 익산 공장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정읍에 공장을 세우며 문제가 불거졌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숙련공 15명이 동시에 LG금속으로 적을 옮긴 것이다.

현재 SK넥실리스가 들여다보고 있는 부지는 말레이시아·미국·유럽 등지인데, 이중 말레이시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내부에서도 일진머티리얼즈의 공장이 위치한 쿠칭시 외에 다양한 지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우려가 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넥실리스의 공장 부지 선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인력유출을 걱정하기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 <일진머티리얼즈 제공>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 <일진머티리얼즈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