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은행 임원급 조직 7개 통폐합
높은 비용·낮은 생산성 해소 차원
'작고 강한 조직' 지향

우리금융그룹의 연말 인사는 부서 통폐합을 통한 조직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 지주와 은행을 통틀어 임원급 조직 7개가 사라졌다. "작고 강한 조직"을 지향하는 손태승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지출과 낮은 생산성을 해소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은 18일 조직개편을 통해 '7부문-2단-5총괄' 체제를 '8부문-2단'으로 간소화했다. 자산관리(WM)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투자은행(CIB) 등 임원급인 신사업 관련 총괄부서가 일제히 통폐합됐다. 이들은 신설된 사업성장부문 산하로 옮겼다. 신사업총괄단장이던 이석태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성장부문장에 내정돼, 우리금융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소임을 맡았다.

사업 부문이 늘어나며 손태승 회장에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걸 고려해 수석부사장을 신설했다. 이원덕 전략부문장(부사장)이 내정돼 전략·재무·사업성장·디지털/IT·브랜드 등 5개 부문의 업무를 총괄한다. 손 회장을 제외하면 이 부사장이 유일한 등기임원이라는 점에서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한 것이다.

우리은행도 20개 사업 그룹을 17개로 줄였다. 별도로 있던 개인·기관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HR·업무지원그룹을 경영지원그룹으로 통폐합했다. 기업·중소기업도 기업그룹으로 통일했다. 임원수도 3명 줄여 시중은행중 중 가장 많은 25명의 임원은 22명으로 축소됐다.

동시에 디지털관련 3개 그룹장(영업/디지털·DT추진단·IT)을 일제히 승진시키며 디지털전환(DT)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최근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홍보브랜드그룹은 홍보ESG그룹으로 명명하고 지주 황규목 부사장이 겸직하도록 했다.

조직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기존 임원들의 책임과 권한은 확대했다. 지주와 은행 인사 대상 임원의 각각 67%, 80%가 일제히 승진했다.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려는 '조직 효율화'에 주안점을 둔 개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수익 대비 경비 지출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3분기말 우리지주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52.4%, 우리은행의 CIR은 53.7%로 4대 금융지주와 은행권 중 최고수준이다. 생산성도 낮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직원 1명당 이익은 1억2700만원으로, 하나은행(2억800만원)을 비롯해 신한은행(1억8400만원), 국민은행(1억6600만원)보다 저조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년에 전사적으로 추진 예정인 비용절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지주는 디지털 경쟁력과 시너지 등 통합관리가 필요한 부문을 강화하고 은행은 영업 조직 혁신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우리금융지주 제공
우리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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