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지주 부회장 신설
양종희-허인-이동철 경쟁구도 형성
1963년생 김기환 사장은 차기 후보로

KB금융지주가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양종희 부회장 그리고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지 주목된다.

KB금융은 18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를 지주 부회장으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에 부회장직이 신설되는 건 2010년 이후 10년만이다. 양 부회장의 업무영역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부회장 3명이 경영관리·국내·국외사업을 각각 맡고 있는 하나금융과 달리 KB는 단독 체제라는 점에서 전략·재무 등 주요사업을 총괄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양 부회장이 형식상 지주 내 2인자에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허인 국민은행장과 함께 차기 후계자 레이스를 형성하게 될 지 관심이다. 양 부회장은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줄곧 KB손보를 이끌었다. 그룹 내 보험부문장을 맡아왔으나, 지주로 이동함에 따라 지주에서는 그룹 경영관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 역시 재임 중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받았다. 지난달 3연임에 성공한 이유다. 윤종규 회장과 더불어 유일한 KB금융 등기임원으로서 공식적인 2인자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두 인사 모두 1961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대추위는 2+1 관례를 깨고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의 연임도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실적이 개선되고, 자동차할부·디지털전환 등에서 성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역시 후계자 후보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지주 회장은 물론이고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CEO로서의 자격검증은 이미 통과됐다. 향후 KB국민카드에서 또다른 성과를 통해 능력을 발휘할 경우 재신임되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KB손해보험 수장에는 김기환 지주 CFO(재무총괄)가 내정됐다. 핵심 계열사이자 재무통인 양 부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에 잠재적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과 정치권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상황에서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검증된 리더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내정자(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내정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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