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주력사 지분 보유 취약
글로비스 중심 지주사 전환할듯
"최근 美 로봇사 등 대형 M&A
향후 수조원 자금 마련위한 전략"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임원인사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함에 따라, 2년 여 동안 미뤄왔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4개 고리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3%를 비롯해 현대차 1.99%, 현대모비스 0.27%의 지분을 보유해 그룹의 주력기업 지분이 취약한 상태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순환출자를 깨고 정 회장이 지배하는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최근 대규모 인수·합병(M&A)작업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보스톤다이내믹스사 인수계획을 내놓으면서 인수지분 80%(약 9560억원)중 20%(약 2400억원)를 정 회장이 사재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룹 신사업의 한축인 로봇사업에 정회장이 직접 투자한다는 책임경영의 상징성 측면도 있지만 정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현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이번 지분 매각과정에서 미국증시 기업공개(IPO)와 관련, 풋옵션계약을 부가했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여 4~5년내 미국시장에 상장한다면 정 회장은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정회장에게는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번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자가 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배경엔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 계획이 무산된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모비스와 글로비스를 0.61대 1로 분할 합병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을 마련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의 국내 A/S 모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안이었다. 하지만 헤지펀드 엘리엇과 국내 자문사들까지 반대 권고가 이어지면서 전격 포기했다.

여기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022년부터 지주사로 바꾸는 대기업은 상장 자회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를 갖고 있어야 한다. 기존에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비상장사 지분 40%를 보유해야 지주회사로 인정받았다.지주사 체제 전환 시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앞으로 계열사간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새로운 투자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른 대주주의 지분 투자와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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