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전국으로 퍼진 아파트 청약열풍에 이제 지방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못지 않을 정도로 청약 당첨가점 커트라인이 높은 곳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5대광역시와 같이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도 일반적인 30~40대들의 가점으로는 당첨이 불가능한 수준의 단지도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경북 경산 중산자이 1단지의 평균 당첨가점은 평형별로 최저 59.75점에서 최고 66.36점으로 나타났다.
인기 평형인 전용면적 84㎡평형의 경우 최저 당첨가점이 61점, 최고 당첨가점이 79점에 달했다.
당첨가점 61점은 30대는 엄두도 낼 수 없는 당첨가점이다. 무주택기간 10년을 채운 40세 세대주를 기준으로 4인 가구(부양가족 2명), 청약통장가입기간 10년을 채운 경우 가점이 49점이다.
만약 3인 가구인 경우 무주택기간 15년, 청약통장가입기간 15년을 꽉 채워야 겨우 64점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중산자이 1단지의 전용면적 84㎡B타입의 경우 최저 당첨가점이 63점, 최고 당첨가점이 74점에 달해 이마저도 대부분의 30~40대 청약자들은 탈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
중산자이 1단지는 지방 대도시가 아닌 경산시 중산동 일대에 조성되는 단지다. 하지만 최근 지방5대 광역시에 분양된 단지와 비슷한 수준까지 당첨가점이 상승한 것이다. 실제 이달 부산광역시에 분양됐던 힐스테이트 남천역 더퍼스트의 경우 평형별 평균 당첨가점이 62점~70.67점 수준이었다.
이처럼 지방도시들의 청약 당첨가점이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청약열기가 뜨거운 서울과 수도권 단지 못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올해 분양돼 역대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경우 최고 당첨가점이 74점으로, 최고 당첨가점은 오히려 중산자이보다 더 낮았다.
앞서 지난 10월 대림산업이 전남 순천시에 공급한 e편한세상 순천 어반타워도 일부 평형의 경우 최고 당첨가점이 무려 80점에 달했다. 청약통장으로 채울 수 있는 최고 당첨가점 84점에서 딱 4점이 모자란 점수다. 해당 단지 역시 평균 당첨가점이 모두 60점대를 넘길 정도로 고가점자가 몰렸다.
리얼투데이가 올해 상반기 5월까지를 기준으로 분양된 전국 아파트의 평균 당첨가점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당시 당첨자 평균 가점은 50.8점으로 조사됐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상반기보다 평균 당첨가점이 더 올라간 단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지나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대형건설사 분양단지들은 지방이라고 해도 인기가 많은 편"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아파트보다 가격 방어도 잘되고, 상대적으로 인프라시설도 잘 갖춰진 곳에 분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분양예정 물량들이 밀리면서 청약대기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5대광역시가 아닌 지방에서도 청약 당첨가점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경산시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에서는 최고 당첨가점이 79점, 전남 순천시에서도 80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의 평균 당첨가점도 60점을 넘어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