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이 어떨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오래된 규칙은 산산조각 나고 확실성은 바닥을 쳤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의 말이다. 2020년 새해가 밝았을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나타나 우리 일상을 이토록 바꿀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 우리 모두가 그 길 위에 서 있다. 우리는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그런 와중에 지난 6월 인천에서 유일한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됐다. 특히 인천 전체 면적의 70%에 이를 뿐만 아니라 공항·항만·농촌·어촌·NLL·섬 지역 다 있는 대한민국 유일한 지역구를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등원했다.
나의 지역구이자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거리가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은 10년 넘게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위'를 놓친 적 없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 공항이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산업은 어느 분야보다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공항 운영자와 공항 내 근로자, 항공사와 여행업계까지 갈수록 위기의식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위기가 언제까지나 위기일 순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항공산업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우리 항공산업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기회며 적기다.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운송능력은 세계 10위권이다. 인천은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운송산업과 항공물류산업, MRO(항공정비)산업과 항공기 정비에 필요한 부품산업, 조종사·정비사 등 항공 전문인력을 교육·훈련하는 사업까지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MRO(항공정비)의 현실은 어떠한가. '산업'이 아닌 개별 항공사의 '자가 정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1조원 이상의 항공정비 비용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다. MRO는 안전과 직결된 만큼 항공기 여객인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작금의 위기 상황을 적극 대응하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 하여금 △항공 관련 사업(항공기 취급업 및 항공기 정비업)과 △항공 종사자와 공항 운영인력 등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공항 접근성을 강화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 산업·경제·문화가 어우러진 '공항경제권'을 조성하려는 목적이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MRO단지의 조성, 교육 훈련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한 '인천공항경제권'은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과제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항공기 운항 안전성을 증대시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본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면서 지역 갈등만 조장하는 결과만 낳았다.
그동안 정부는 2010년 제1차 항공정책기본계획부터 지금까지 MRO산업을 육성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정부 지원 항공정비기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을 지정하고, 한국공항공사 269억 현금을 출자해 한국항공서비스(주)를 설립한 일이 전부다. 이마저도 대형항공기 이착륙에 적합하지 않은 경남 사천공항의 구조적 문제가 있고, 한국항공서비스(주)의 정비능력 부족으로 대형여객기는 정비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정부는 누차 인천의 MRO산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며 전국 지자체에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말 '항공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사천 중정비, 김포 경정비, 인천 복합으로 지역 간 역할분담까지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인천은 정부에서 경남 사천처럼 지원은 안 하더라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의 운항 안전을 위해서라도) 항공정비산업에 투자를 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줘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나의 질의에,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도록 하는 것에는 또 많은 검토할 여지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넘으려면 기존과 달리 정책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때다. MRO는 인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자리, 경제, 그리고 미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묵은 2020년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인천시민과 함께 정부의 전향적인 변화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