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공룡인 디즈니가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공략을 공식화 했다. 넷플릭스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내 OTT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아부터 실버세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디즈니까지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미디어 시장 공세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 디즈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내년까지 동유럽과 한국, 홍콩 등에서 자사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공식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처음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올해에는 호주, 뉴질랜드, 일부 유럽 국가와 인도, 일본 등으로 시장저변을 확대했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OTT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함에 따라, 국내 미디어 시장도 국내외 업체간 각축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업체인 넷플릭스가 1위를 유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토종업체들이 추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시장진입이, 현재 고공성장 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1강 구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 이르는 막대한 콘텐츠 군단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콘텐츠 강자로,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이탈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미국 등지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된 이후, 넷플릭스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며, 치열한 1위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지난 2일 기준 8680만명으로, 공식 출범 후 1년 만에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월 구독료는 6.99달러(약 7800원) 수준으로, 넷플릭스의 한국 기준요금인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2000원, 프리미엄은 1만4500원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최대 라이벌인 넷플릭스는 전세계에 걸쳐 1억9500만 개 이상의 유료 멤버십(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디즈니가 현재 국내 시장진출을 위해 넷플릭스처럼 '직진출'을 할 지, 아니면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OTT 사업자들과 제휴를 추진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어느 유료방송 사업자와 손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넷플릭스는 앞서 국내 유료방송 1, 2위 사업자인 KT,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 간 콘텐츠 독점 공급 체계가 깨지면서, 현재 분위기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유료방송 '빅3' 모두 디즈니와 손을 잡기 위해 치열한 러브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어떤 통신사와 제휴를 맺게 될지, 또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따라 국내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한편으로는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와의 사업협력을 도모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자사 가입자들이 유료방송 가입을 해지하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콘텐츠 업체로 이탈하는 '코드커팅' 상황에도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통신사들의 OTT인 웨이브(SK텔레콤), 시즌(KT), 여기에 U+모바일tv(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와 경쟁을 이어가더라도, 유료방송인 IPTV의 성장세 유지를 위해 자사 IPTV에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국내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 유치를 위한 통신사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등 내년 미디어 시장을 둘러싼 플랫폼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미디어 이용 행태가 모바일 등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중 어디로 가게 될지도 눈여겨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