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제품 수출증가에 회복세 전환 삼성, 대형 고객사 제품 잇단 수주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확대 계획 배터리 3사 세계시장 35.1% 점유
'제57회 무역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2020년도 무역협회 신입직원들이 올해 무역의 날 공식 슬로건인 "다 함께, 더 멀리"를 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코로나19사태라는 미증유의 위기에도 반도체·자동차·친환경차 등 첨단제품의 수출증가로 우리나라 수출이 기적같은 회복세를 보였다. 첨단 미래기술분야에 대거 투자해온 대기업의 경쟁력이 2020년 한국 수출에 빛나는 성과를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회복을 이끈 1등 공신은 반도체다. 전체적인 수출액이 줄어든 가운데 1~10월 반도체 수출은 811억2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오히려 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수출액 증가율이 13.1%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꼽히는데,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부문에서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들어 대형 고객사 제품을 연속 수주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 생산을 맡기로 했고, 이달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주한 사실도 알려졌다. 또 퀄컴의 5G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4-시리즈의 생산을 맡게 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 양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한 37억1500만 달러(약 4조30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시스템온칩(SoC)과 고성능 컴퓨팅(HPC) 칩에 대한 높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삼성은 5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늘리고, EUV(극자외선) 배치를 가속화 할 것"이라며 "4나노 공정 스마트폰 시스템온칩 개발과 2.5D 패키징 생산능력 향상 역시 매출 증가에 기여해 올해 4분기 매출을 작년 대비 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TSMC는 올해 4분기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125억5000만 달러(약 13조6293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예상했다.
공격적인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입으로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차(EV)·수소연료전기차(FCEV) 등의 수출도 늘어났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친환경차로 구매 수요가 이동한 점 등이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이다. 실제 이 기간 영국에 대한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864% 폭증했고, 프랑스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140.5%에 달했다. 올해 1~10월 친환경차의 수출액은 59억1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7% 확대됐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수출은 내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025년까지 E-GMP 플랫폼을 도입한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총 23종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E-GMP에는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18분 이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충전시 최대 500㎞, 5분 충전시 100㎞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예즈 라만 현대차그룹 전무는 지난 2일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에서 "2025년까지 전세계에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급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합계는 35.1%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친환경차 및 스마트폰·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됨에 따라 2차전지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내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유가 상승, 올해 수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내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컴퓨터·2차전지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바이오시밀러·백신 등 바이오헬스 관련 수출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다만 미·중 갈등 및 보호무역주의 지속, 코로나19 재유행 등이 수출 회복을 제약하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