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세계 7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수출의 기적 같은 회복력은 K-방역의 성과와 함께 우리 경제가 3분기부터 반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무역이 또 한 번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수출을 플러스로 바꿔냈다"며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등 주력품목들이 버팀목 역할을 잘해 주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세계 7위였던 자동차 수출은 세계 4강에 도전하고 있으며, 조선업은 LNG선을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세계 수주량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모두 큰 폭의 수출 증가를 이룬 것이 특히 반갑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농·수산 식품과 화장품 등의 수출 호조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늘어난 것도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며 "처음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던 1964년이나,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던 2011년 못지않게 어려움 속에서 매우 값진 성과를 이뤄낸 한 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 이후 시대에 새로운 도전에 실력으로 당당히 맞서야 할 것"이라며 △무역의 체력을 튼튼하게 키울 것 △친환경적 무역 체질을 갖출 것 △디지털 무역 준비를 서두를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의 다변화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지난달 최종 서명한 세계 최대 규모 다자 FTA,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이스라엘과의 FTA를 마무리 짓고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중국·러시아와 진행 중인 투자 FTA 협상과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 등과의 협상도 가속화해 거대 중남미를 가까운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 대통령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회복하고,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WTO(세계무역기구), G20(주요 20개국 회의) 등 국제사회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탄소 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미 EU와 미국 같은 나라에서 탄소 국경세 도입이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도 하루빨리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친환경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온실가스 배출과 무관한 에너지 산업인 탈원전 산업과 관련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