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등 불확실성 판단 WM추진팀, 부서급 조직으로 개편 계열사 간 협의체 강화 방침도 현 체제 유지하며 힘 실어주기
NH농협금융지주 전경 (NH농협금융 제공)
NH농협금융이 자산관리(WM) 사업 강화를 위해 매트릭스 조직 도입을 검토했지만, 계열사 간 협의체 성격의 현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모펀드 사태가 그룹 내 연결된 WM조직에서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본 것이다. 기존 조직을 확대 개편해 은행·증권사 등의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말 이사회에서 '2021년도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신설된 'WM추진팀'이 'WM사업부'로 격상됐다. 기존에는 전략부 내 팀급 단위 조직이었지만, 사업·글로벌전략부와 동일한 부서급으로 격상됐다. 같은 시기 만들어진 기업투자금융(CIB)팀은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WM사업 강화에 힘쓰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WM부문은 은행연합회장으로 추대된 전임 김광수 회장이 선정한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손병환 농협은행장도 지주에서 근무할 당시 WM팀을 총괄하는 사업전략부문장을 지냈다. 현재 사업전략부문은 중앙회 재무관리단, 전략기획반 출신의 김형신 상무가 맡고 있다. 부서장을 비롯한 실무진 규모는 이달말 정기인사를 통해 결정된다.
기존 WM팀에서 운영하던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는 논의 범위가 확대될 계획이다. 계열사 간 소통 창구로 운영되는 협의회에는 은행 WM사업부, 증권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어드바이저리솔루션총괄 부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검토를 거듭한 매트릭스 체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계획을 접었다. 농협금융은 기존에 운영하던 팀 단위 조직으로는 내부 시너지가 부족하다고 봤다. WM과 CIB팀을 신설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타 금융지주가 WM부문에 매트릭스를 도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과 신한지주도 이미 매트릭스를 도입했다. 우리금융도 WM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총괄 조직을 신설했다.
하지만 올해 초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원인으로 금융그룹 내 일원화된 WM사업이 지목되기도 하면서, 현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임사태 발생 당시 한 임원이 은행과 증권사 WM그룹을 총괄하기도 했다. 매트릭스 조직이 도입되면 사업부문을 지주에서 총괄하는 만큼 계열사에서 지주의 영향력 확대를 반기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매트릭스를 도입한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 WM부 직원이라도 WM그룹을 총괄하는 타 계열사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대신 계열사 간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부서장을 팀장에서 부장 직급으로 올린 것도 사업을 추진할 때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WM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부서급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며 "매트릭스 조직은 되레 단점이 많다고 보고 계열사 간 운영하던 협의체를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