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신학철·차석용 유임
계열사 CEO도 4명만 교체
女임원 15명 승진 '역대 최다'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26일 발표된 LG그룹의 인사에서는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현회 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단 3인과 대부분의 계열사 CEO들에 대한 유임을 결정하며 안정적인 조직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임원급에서는 젋은 인재와 차세대 사업 관련 인재, 여성을 대거 발탁하며 미래 준비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인사방향에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고 해석된다.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해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의 토대를 탄탄히 구축했다는 것이다.

36년간 LG그룹에 몸 담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용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LG 부회장과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에서 올해 호실적을 이끌어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유임하게 됐다.

또 계열사 CEO 대부분도 직책을 이어간다. 불과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만이 교체됐다.

이에 따라 내년 LG그룹의 위기 극복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측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원급에서는 젊은 인재와 미래 기술 관련 인재, 여성 인재들을 대거 발탁하며 혁신을 꾀하겠다는 모습이다. 올해 신규 선임된 상무는 지난해 106명보다 증가한 124명에 달했다. 이중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으로, 지난 2년간 각각 21명에 이어 더 늘렸다.

여성 임원의 경우 올해 역대 최다 승진자를 배출했다.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이 승진하며 LG그룹의 여성 임원 확대 기조가 이어졌다. 여성 임원 승진자는 지난 2018년에는 6명, 지난해에는 11명이었다. 특히 올해 여성 임원은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에서 승진한 점이 눈에 띈다.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인재도 과감하게 발탁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LG가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고,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인사도 확대했다.

다음달 출범 예정인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분사법인 LG에너지솔루션에서 신임 임원 12명을 발탁하며 전세계 1위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초격차'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또 장기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기반 마련 등에 기여한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5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올해 외국인 승진자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독일인) 상무 등 3명 배출하며,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확대 중용하면서 다양성을 강화했다. 이밖에 연말 임원인사와는 별도로 연중 총 23명의 외부인재를 영입하며 전문역량 강화에 힘쓰며 순혈주의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LG그룹 측은 설명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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